26일 발족된 코사(KOSA) 이사진인 방순정, 김병인, 이윤성, 이지강, 홍은미 작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6일 발족된 코사(KOSA) 이사진인 방순정, 김병인, 이윤성, 이지강, 홍은미 작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증권경제신문=이선영 기자]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KSWA)와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이 시나리오작가 권익을 지키기 위한 공동협의체 한국영상작가연합(Koran Screenwriters’ Alliance, 이하 코사)을 발족했다.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이하 작가협회)는 26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이하 작가조합)과 코사(KOSA)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연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간 영화 산업에서 시나리오 작가 모임은 협회와 조합으로 양분돼 있어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양 단체는 코사(KOSA) 설립을 위해 총회를 열고 표결을 통해 회원들 간의 상호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코사(KOSA)의 이사진은 작가협회 측 방순정, 홍은미, 이윤성, 작가조합 측 김병인, 이지강, 백승제 작가 총 여섯 명으로 구성돼 긴밀히 업무 사안들을 협의할 예정이다. 

코사(KOSA)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한 ‘정당한 보상’ ∆시나리오 크레딧 규칙 제정 및 중재 기구 발족 ∆해외 저작권료 징수 ∆시나리오표준계약서 개정 ∆시나리오작가에 대한 불공정 행위 근절 등 5대 분야의 목표를 세우고 활동해 나갈 방침이다.

방순정 작가협회 이사장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장과 함께 작가의 역량과 위상이 높아진 반면 영화산업에서의 작가 처우나 만성적인 권리 침해 사항은 개선되지 않아 심각한 불균형 상태”라며 “타 산업으로 작가들이 유출돼 영화산업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방 이사장은 “코사(KOSA)는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시나리오에 대한 약탈적 매절 계약 관행에 맞서 정당한 보상의 보편화를 위해 작가조합과 연대 해 한 목소리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인 작가조합 대표는 “시나리오를 직접 창작한 저작자에게 주어지는 저작인격권의 하나인 ‘성명기재권’ 침해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시나리오 크레딧 규칙 제정 및 중재 기구 발족을 위해 코사(KOSA)가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병인 대표는 “저작자가 제작사에 시나리오의 저작권을 양도했다고 하더라도 ‘성명기재권’은 양도되지 않는 저작자 고유의 권리이지만 지금까지 영화업계는 제작자가 저작자의 성명기재권을 중재하여 결정할 권리를 위임받은 형태로 영화 시나리오 크레딧을 결정해왔다”며 “코사(KOSA)는 크레딧 규칙과 중재 방식에 대한 엄정한 룰을 만들어 저작권자들이 저작인격권을 직접 행사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작가협회 부이사장 홍은미 작가는 “'검정고무신' 사태처럼 영화산업에서 창작자의 권한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박탈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더는 기존 기득권의 양심과 자발을 통해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 코사는(KOSA)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정당한 보상’을 관철하겠다는 기조를 세웠다”며 “오는 2024년 4월 제22대 국회가 구성되는 대로 코사(KOSA)는 모든 루트를 동원해 저작권법 개정을 위한 국회의원과 정치계 설득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과의 면담 신청, 대 국민 홍보 기자회견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가협회 부이사장 이윤성 작가는 “현재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 시나리오 작가 몫으로 배정된 해외저작권료, 사적복제보상금이 잠자고 있다. 해외저작권료 징수는 협회가 가진 저작권신탁관리업 권리와 조합이 가진 해외네트워크가 합쳐질 때 이루어질 수 있다”며 “사적복제보상금은 3년이 지나면 현지 기금으로 흡수되어 버린다. 3년 기한이 차기 전에 한국 시나리오작가들 몫을 찾아오는 것이 코사(KOSA)의 목표”라고 알렸다.

작가조합의 이지강 작가는 “2015년 시나리오표준계약서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에 의해 제정되었고 해당 표준계약서를 준용하지 않으면 정부가 출연한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다는 제약이 존재하지만, 유력 영화제작자단체의 노골적인 무시와 정부가 출연한 펀드를 운용하는 창투사와 작가 간에 직접 표준계약서 이행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막연하여 유명무실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나리오 표준계약서가 업계에서 더욱 널리 통용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개정하고, 표준계약서가 준용되지 않은 프로젝트에는 정부 기금이 일절 투입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작가조합의 백승제 작가는 “코사는(KOSA)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작가에 대한 불공정 행위 근절시키기 위해 모인 연합체”라면서 “특히 신인 시나리오작가에 대한 영화계의 횡포가 심각하다 못해 처참한 수준”이라며 “신인 시나리오작가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한 계약과 제작사의 횡포에 맞서 사안에 따라 법무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조합과 협회가 함께 싸우면서 건강한 창작생태계 조성을 위해 애쓰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방순정 작가협회 이사장은 “국내 영상창작자 집단인 두 단체의 공동연대를 통해 창작자 저작권 보호와 불공정한 작가계약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산업 내 관행으로 인해 협회의 저작권신탁관리를 통한 저작물 사용료의 징수분배가 어려웠는데 조합과 함께 국내외 저작물 사용료를 거둬들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무척 기쁘다”고 전했다.

작가조합의 김병인 대표는 “세계적으로 한국 영상 콘텐츠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지만, 시나리오 작가의 권익은 후진국 수준에 머무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제때 바로잡지 못하면 한국 영상 콘텐츠 전체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협회와 함께 시나리오 작가들의 권익을 지키는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사(KOSA)는 시나리오 ‘심해’의 저작권 침해 사태에 대해 협회와 조합 명의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다.

사진=코사(K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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