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059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인 전년의 흑자규모(843억7000만달러)보다 215억9000만달러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수입과 함께 수출도 감소세로 돌아선데다 수입 감소폭이 수출보다 더 커지면서 '불황형 흑자'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pixabay>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보였지만 지난해와 달리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 상품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크게 감소면서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5년 12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105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14일 발표한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1075억달러)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508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3년 811억5000만달러로 700억달러를 넘어섰고, 2014년에는 843억7000만달러로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2015년까지 4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는 1023억7000만달러로 전년(888억9000만달러)보다 314억900만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수입액 감소 폭이 수출액보다 더 컸다. 수출은 5489억3000만달러로 10.5% 감소했고, 수입은 4285억6000만달러로 18.2% 감소했다.

수출 감소보다 수입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심화된 셈이다.

불황형 흑자는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입이 수출 감소량 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불황형 흑자가 계속될 경우 소비 부진이나 기업들의 국내 투자 감소가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출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국내 일자리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컸던 것은 유가하락 영향이 크다. 단순히 불황형흑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불황형 흑자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해 유가가 전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경상수지에서 원유 관련 적자가 줄어들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실제로 통관기준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5269억달러로 13.2% 감소한 가운데 석유제품이 36.7% 급감했다. 이어서 가전제품(-19.7%)과 화공품(-14.8%), 디스플레이 패널(-13.9%), 철강제품(-12.8%)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은 석유제품을 빼고 보면 수출은 5.2% 감소한 셈이다.

한편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는 지난해 36억8000만달러에서 157억1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여행수지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2014년 5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96억7000만달러로 늘었다.

지난해의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2014년 41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59억달러로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는 같은 기간 49억8000만달러 적자에서 46억1000만달러 적자로 다소 개선됐다.

지난해 금융계정 순자산은 1096억3000만달러로 전년(893억3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직접투자는 2014년 187억7000만달러에서 226억달러로 증가했다. 증권투자도 같은 기간 306억1000만달러에서 496억1000만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자본수지는 2014년 1000만달러 감소에서 6000만달러 감소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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