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요약]

- 유일호 "과감히 썩은 살 도려내고 새살 돋게 할 것"

- 현 국면 IMF 때 보다 더 심각한 국면 인식필요

- 구조조정기, 주식, 회사채, 금융채, 부동산 투자조심

<출처=현대중공업>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해운, 조선, 철강, 건설,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도 글로벌 경기 동향을 살펴가며 구조조정을 최대한 늦춰보려 했으나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우선 해운업에서 가장 먼저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연이어 조선, 철강, 건설, 석유화학 등의 업종으로 연쇄적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빼고는 어느 한 곳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당장 내년(2017) 대선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여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망설여 질 것이다. 최근 논쟁의 중심은 ‘한국판 양적완화’다. 전·현직 한국은행 총재들도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청와대에서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면 국책은행의 지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놓을 필요가 있다"며 "필요한 재원은 선진국들이 펼친 무차별적인 돈풀기 식 양적완화가 아니라 ’선별적 양적완화‘ 방식"이라고 주장을 내놓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이 반드시 잘못 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정책집행에도 선후 관계가 있다. 우선 구조조정 수술을 신속히 마무리 한 후에 원기회복을 위해 과감하게 양적완화 카드를 사용해야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도 하기 전에 대규모 양적완화부터 실시해서는 구조조정이 또 다시 늦어지면서 ‘유동성 몰핀처방’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들은 대통령이 당리당략을 떠나 ‘위대한 정책판단’을 해 주시기를 염원하고 있다. 향후 2년간은 우리나라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아울러 미래 성장산업으로 옮아가야 하는 중차대한 국면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출중심 경제모델을 그대로 도입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보다 앞서 구조조정을 경험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일본은 1990년대 들어 전통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었으며, 거품을 걷어내는 데만 10년이 걸렸다. 이후 10년간은 상처를 치유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었으며, 이 두 기간을 합치면 약 20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아직도 경제가 어려운 과정에 있으나 산업 구조조정은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경우를 살펴볼 때 향후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조정도 1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현 시점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은 IMF(1997.11) 외환위기 때 보다 현재가 더 위중한 국면인가 하는 문제다. 소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IMF(1997.11)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조정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도 1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20년간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었다. 하나는 1997년 IMF 외환위기이며, 또 하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그러나 이때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환경이었다. IMF(1997.11) 사태는 아시아지역 국가들만 겪었던 ‘아시안 외환위기’로 당시 미국과 유럽은 경기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이 같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도움으로 수출이 바로 정상화 되었으며 이에 힘입어 외환위기도 단시간 내 극복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중국 경제의 호황에 의한 ‘중국특수’로 우리나라는 기사회생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두 번의 경제위기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우리나라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우리나라에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종합해보면 투자시장도 걱정이다. 5대 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투자시장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과거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명확히 증명되었지만 산업 구조조정기에는 주식이나 회사채, 금융채, 부동산에 장기투자 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전략이다. 현금(MMF)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핵심 섹터의 투자물건이 순간적인 이벤트로 저평가 되었을 때 단기매수로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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