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가 2만6000원 놓고 불만 고조…"주가 바닥일 때 왜 상장폐지 결정하나"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계열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상장폐지를 준비하는 가운데 공개매수 가격을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

적자 사업인 면세점 정리 이후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만을 기다리던 소액주주들은 상폐를 위해 사측이 내세운 공개매수가 2만6000원이 터무니없이 낮게 설정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1월26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완전 자회사 추진을 결정했다. 갤러리아는 이를 위해 소액주주가 보유한 타임월드 지분 28.85%를 공개 매수키로 했다. 공개매수기간은 11월27일부터 12월23일까지, 이사회에서 결정한 주당 공개매수 가격은 2만6000원이다.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를 상대로는 현금교부 방식의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가 진행된다. 주식 교환가는 1주당 2만3256원이다. 주주로선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가격 면에서 더 유리하다.

한화갤러리아는 공개매수, 포괄적 주식교환 등의 절차를 거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분 100%를 확보한 이후 내년 3월께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갤러리아의 타임월드 완전자회사 결정은 경기둔화 및 유통시장 위축 등 악화된 경제상황에서 중장기 백화점 사업 집중과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가 2만6000원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화는 2015년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되며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았다. 당시 평균 5~6만 원대였던 주가는 최대 22만원 선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됐던 면세점 사업은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출점으로 인한 경쟁심화, 사드 사태로 촉발된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고전했다. 여의도에서 영업을 했던 한화갤러리아 면세점63의 경우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지리적 약점, 해외 명품 유치 실패 등 상품 구성에서도 밀렸다.

결국 오픈 이후 누적적자만 1000억원에 달했고 한화는 면세사업에서 손을 뗐다.

향후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지난 4월29일 이사회에서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9월말 영업을 종료했다.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8월 15000원대로 바닥을 찍었고 이후 천천히 회복세를 보이며 12월4일 현재 2만5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적자사업이던 면세점 정리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감을 갖고 주가 반등만을 기다리던 소액주주들은 2만6000원에 주식을 팔지 않겠다며 분개하고 있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시점에 상장폐지와 공개매수를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들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피해주주모임을 구성하고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피해주주모임은 “면세점 시작 후 경영진의 실패로 3년간 1000억 가까운 손실이 났고 주주들이 입은 피해도 막대하다”며 “많은 주주들이 주가가 바닥인 시점에서 왜 하필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많은 주주들이 대주주와 동일하게 ㈜갤러리아와 주식으로 교환받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오직 현금 지급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사측은 소액주주들의 손실은 외면한채 헐값에 나머지 주식을 모아 대주주의 이익극대화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2022년까지 매출 4조를 목표로 한다는 뉴스를 보면 피눈물이 난다”며 “손실이 커도 한화를 믿고 기다렸는데 어떻게 이런 폭리를 취할 수 있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를 멈추거나 현금지급이 아닌 주식교환을 원한다고 못박고 있어 향후 회사 측과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