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트라이더' 등 기존 IP로 '대박'…글로벌 IP 확보 기대감 상승

김정주 NXC 대표 (사진=뉴시스)
김정주 NXC 대표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넥슨이 지난해 매각 불발 이후 새로운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대신 최근 15억달러(약 1조8394억원)를 엔터테인먼트 분야 상장사에 투자하기로 밝혀 그 투자 대상 기업이 어디가 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넥슨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보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일 넥슨 일본법인은 공시를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상장 기업에 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오웬 마호니 넥슨 최고경영자(CEO)는 “넥슨이 보유한 현금을 기반으로 현명한 투자를 할 것”이라며 “넥슨이 보유한 현금을 주요 엔터테인먼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훌륭한 경영진이 있는 기업에 투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투자회사의 지분을 인수하지만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마호니 CEO는 지난 3월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넥슨은 자신없는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4가지 원칙(딥 멀티플레이어 게임, 멀티플랫폼, 넥슨IP, 신규IP) 아래 수익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 회사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넥슨 측은 “게임 회사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특정 지역에 국한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업계는 넥슨이 대규모 M&A를 준비 중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넥슨코리아는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총 1조2961억원을 차입했고 이전에 네오플이 전략적 투자금으로 넥슨과 넥슨코리아에 대규모 자금을 대준 전력이 있기 때문. 넥슨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112억원 규모다. 

넥슨이 1조8394억원을 글로벌 IP 확보 투자에 쓰겠다고 밝히면서 네오플로부터 차입한 1조2961억원과 넥슨코리아의 일부 현금성 자산이 투자금으로 들어갔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넥슨이 밝힌 엔터테인먼트 산업군은 게임을 비롯 연예, 콘텐츠 등 다방면에 걸쳐 있어 추정이 어렵다. 다만 1조8394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큰 강력한 IP를 가진 기업에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IP, 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는 회사로 미국 ‘월트 디즈니 컴퍼니’ 지분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더욱이 과거 김정주 NXC 대표는 여러차례 넥슨을 디즈니처럼 키우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넥슨 매각 추진 과정에서 디즈니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실제로 넥슨은 매각 철회 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미국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사인 빅휴즈, 스토리텔링 게임 개발사인 픽셀베리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도 스웨덴 게임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 지분 전량을 5년 내 확보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넥슨의 지난해 말 기준 엠바크 보유 지분율은 72.8% 수준이다.

이외에도 넥슨이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 주체로 물망에 올랐던 일렉트로닉 아츠(EA), 넷플릭스와 코나미나 스퀘어에닉스 등 최근 가치가 하락한 일본의 게임사들도 투자 및 협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V4와 올해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넥슨은 올해 하반기 기존 장수 IP를 활용한 ‘피파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모바일 MMORPG ‘바람의나라: 연’ 등 모바일 대형 신작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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