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이 문제 삼아 조사 요구
지난 5월에도 불법취업 시도했던 근로자 33명 추방된 사례 있어

(사진=뉴시스)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 현장에 한국인 근로자들이 불법 취업해 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州) 차원에서 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금 면제, 부지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한국기업에 제공했는데 정작 한국인 근로자들의 불법취업으로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주장이다.   

2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더그 콜린스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주)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에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어지는 한국인 근로자 불법 취업 문제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콜린스 의원은 “조지아주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들이 불법으로 일한다는 유권자의 연락을 받았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불법일 뿐 아니라 현재 일자리를 갈망하는 미국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는 자국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SK배터리 공장 건설에 3억달러(3565억원)의 세금 감면과 보조금 혜택을 주고 공장 부지도 제공했다. SK 측에서도 공장이 완공되면 2600명의 현지 미국인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콜린스 의원 측에선 한국인 근로자들이 정식 취업비자 대신 비자면제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해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도 한국인 근로자 33명이 ESTA를 이용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에서 추방된 사례가 있다. 이들은 SK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입국을 시도했으며 미국 현지 2·3차 협력업체가 한국인 근로자들을 불법으로 파견 받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콜린스 의원은 “CBP와 ICE가 불법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사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지 언론인 폭스5애틀랜타는 ‘2600명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건설의 실질적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SK 측이 공장 완공 이후 2600명 고용을 약속한 것을 이유로 들어 공사 단계에서부터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식의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미국 ITC에서 재판을 진행 중인만큼 현지 여론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차·3차 협력사가 한국인을 불법으로 고용했는지는 알 수 없는 문제이고 그들을 직접 관리·감독할 권한도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제작한 배터리 생산설비를 설치하는 업무 등 반드시 한국인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국인을 투입하는 원칙을 준수하도록 협력사에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는 “다만 원청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조사가 필요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총 3조원을 투입해 배터리 1·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 제1공장은 지난해 1분기 착공해 오는 2022년 1분기부터 가동된다. 오는 3분기에는 미국에 제2공장을 세워 2023년부터 배터리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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