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실탄 확보...롯데쇼핑, 현금성 자산 2조9615억원
문제는 판이 커진 인수전, 몸값 상승에 승자의 저주 가능성까지

롯데온 CI. 사진=롯데쇼핑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경쟁자들의 ‘동맹 찾기’가 이뤄지면서, 롯데쇼핑 역시 동맹을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주축으로 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네이버를 주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번가 운영사인 SKT는 홈플러스를 가지고 있는 MBK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을 추진하고 있다. 

◆'나 홀로' 인수 가능한 롯데의 실탄 
롯데쇼핑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약 5개월 동안 확보한 자금만 1조5600억원인 셈이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86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의 희망 매각가가 5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실탄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다른 계열사와 힘을 합쳐 인수전에 참여하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이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이처럼 적극적인 실탄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절박함’을 의미한다고 보고있다. 

실제로 경쟁 이커머스 업체 대비 롯데온은 실적 개선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온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부는 올해 1분기 매출 2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1.9% 감소했다. 이에 반해 신세계의 SSG닷컴과 SKT의 11번가는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9.8%, 1.6% 늘었다.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이커머스업체 가운데 매출이 줄어든 업체는 롯데온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터닝포인트로 작용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제는 판 커진 인수전에 '승자의 저주' 가능성↑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롯데쇼핑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 2조8000억원을 확보한 것과 달리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 현금성 자산을 모두 더해도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경쟁사 대비 우월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한 경쟁사들의 동맹이 이뤄지면서 롯데쇼핑의 인수셈법이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우선 경쟁사보다 우월하다고 평가받던 롯데쇼핑의 자금 경쟁력이 무용지물된다. 네이버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연결기준 2조 6692억원으로 신세계와 네이버가 손을 잡는 경우, 양 사의 현금성 자산 총합은 4조원이 넘는다.

경쟁사들의 동맹으로 판이 커지면서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몸값이 커지면 롯데쇼핑이 본 입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 5조원도 기업가치와 비교해 조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역시 본입찰에 들어서기 전, 인수전에 같이 뛰어들 동맹을 구하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맹을 통해 자금력을 포함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 승자의 저주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카카오에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하자는 제안이었으나, 카카오는 "관심없다"는 거절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와 연합해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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