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손바닥 정맥을 통한 본인인증을 하는 비대면 실명확인을 시연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제도인 '비대면 실명확인' 도입 추진으로 홍채·정맥·지문·얼굴·목소리와 같은 정보를 활용한 생체인증 기술의 주요 금융기관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포커스뉴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의 이용자 확대로 은행 점포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내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은행 점포 수가 최소한 100곳 이상 줄어들 전망이어서 구조조정이란 칼바람이 시중은행 중심으로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이용자들의 거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아 손님들이 잘 찾지 않아 영업실적이 부진한 점포들이 줄줄이 퇴출운명에 놓인 것이다.

◆ 금융소비자, 모바일뱅킹 만족도 더 높아 

국제적인 컨설팅기업 ‘베인&컴퍼니(Bain&Company)’가 최근 한국·미국·일본 등 17개국 금융소비자 11만4616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이용 채널 만족도 및 충성도를 조사한 결과 은행 이용자들의 거래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조사 결과 채널별 평균 만족도가 ‘모바일→온라인→ ATM→영업점→폰뱅킹’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뱅킹은 17개국 가운데 14개국에서 만족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역시0 ‘모바일뱅킹→ATM→온라인→폰뱅킹→영업점’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 거래 건수는 최근 2년간 크게 늘었다. 개인당 모바일뱅킹 평균 거래 건수는 2013년 분기당 6.2회에서 2015년 분기당 12.6회로 2배 가량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고객의 영업 지점 방문 횟수는 2.9회에서 2.4회로 20% 가량 줄었다. 고객 충성도 역시 모바일뱅킹이 가장 높았다. 모바일뱅킹 고객 충성도는 17개국에서 평균 74% 수준으로 영업점에 대한 고객 충성도(53%)보다 21%포인트 높았다. 

◆ 스마트폰 뱅킹 고객, 2013년 3700만명→올해 5000만명 돌파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누적 기준으로 600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뱅킹 고객 수는 2013년 말 3700만명 수준이었다가 작년 1분기에 4000만명, 올 1분기에 5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특히 내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출범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반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비해 모바일 전문은행을 이미 선보이거나 신설을 검토하는 등 영업방식을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 시중은행 적자점포, 구조조정 불가피

이에 따라 이용 고객이 줄어드는 은행의 점포는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은 내년에 통폐합 방식으로 지점 등 100곳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내년에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와 저수익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축소운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를 통해 내년에 958개 점포 중에서 30~40개가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이며, 문을 닫게 될 점포의 절반가량은 서울·수도권 지역의 인구 밀집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169개의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진 NH농협은행은 20개 정도를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수도권 신개발지역과 지방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10곳의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933곳의 점포를 두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으로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가 많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복지역 위주로 영업점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며 "경쟁은행 대비 최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34개의 점포를 가진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달 대학가를 중심으로 개설된 출장소 21곳을 정리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실적이 좋지 않은 적자 점포를 중심으로 내년에 20여곳을 줄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구체적인 조정안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 점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항은행은 현재 896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을 대상으로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고객의 의존 정도를 보여주는 충성도 측면에서 고객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은 영업점보다 모바일 채널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은행들이 적자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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