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주주서한 발송···"상장사임에도 주주 일가 개인회사처럼 경영"

DB 김준기 창업회장 (사진=연합뉴스)
DB 김준기 창업회장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DB하이텍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김준기 창업회장 퇴진과,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의 선임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2일 KCGI 측에 따르면 전날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진정한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로의 도약'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DB하이텍의 거버넌스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현재 KCGI는 투자목적회사(SPC)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주식회사 DB하이텍이 발행한 보통주식 312만 8300주(지분율 7.05%)를 보유하고 있다. 

KCGI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이 DB하이텍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KCGI와 함께 노력한다면 DB하이텍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DB하이텍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KCGI는 "지난 4월부터 구체적인 거버넌스 개선 방안에 대해 상호간의 의견을 교환하고자 주주 협의일정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무기한 연기된 상태로 별다른 입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KCGI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이 주주협의를 통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기업가치가 계속해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하락하게 되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 만 볼 수 없는 상황으로 공개서한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공개서한을 통해 KCGI는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을 요구하며 "DB하이텍은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배주주 일가의 개인회사처럼 경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로 주주를 위한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내부통제 장치를 갖추고 주주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을 요구하는 한편,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 및 김 창업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회장의 책임경영을 요구했다. 또, 후진적 거버넌스에 따른 내부통제 미비로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 중임을 지적하며 선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도입을 통해 회사 자산의 불필요한 유출을 사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주주권익 증진을 위해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1인 지명권 보장 및 해당 이사를 이사회 내 위원으로 참여, 일반주주의 주주권 보장을 위한 집중투표제 및 서면투표 도입,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특히 KCGI의 이 같은 주장에 DB하이텍 관계자는 "자료 준비가 곧 마무리될 예정이며, 조만간 이를 KCGI에 제공할 예정"이라며 "KCGI 측에서 DB하이텍이 주주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표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미지=네이버증시)
(이미지=네이버증시)

한편 KCGI의 주주행동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심리에서 불을 붙은 모양새다. 같은 날 DB하이텍은 4.78% 오른 6만 3300원으로 마감했고, DB역시 29.56% 급증한 227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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