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저성장·저물가) 시대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유가 현상 완화 등으로 내수를 끌어올릴만한 소득 상승 등 본질적인 대책이 없는 한 이같은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0.7%로 집계됐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기록했던 0.8% 상승보다 낮은 수준으로 연초대비 40% 이상 떨어진 국제유가와 내수부진 등의 영향이 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곡물가격 하락폭 축소, 내수회복 등으로 올해 1.5% 수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경제전망에서 1.7%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도 1.4%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을 막아섰던 국제 유가가 올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호재다. 공급측면에서 과잉 우려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문제가 줄어들면 유가 하락세는 진정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란 석유개발기구(OPEC)는 올해 유가가 35달러에서 5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고, 러시아의 재무장관은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40달러로 내다봤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4% 오른 37.68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한은의 변경된 물가안정 목표치(2%)에 미치지 못한다. 정체된 소득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위축된 소비가 개선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서다.

특히 1200조를 넘어선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소비 위축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3분기 가계동향'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1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특히 주요 소득원인 근로소득(0.1%)은 거의 정체됐고 개인사업자들의 영업부진으로 사업소득(-1.6%)은 되레 감소했다.

소득대비 소비 비율을 나타내는 소비성향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N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