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Business Insider>

투자의 세계에는 수많은 구루(guru:현인)들이 있다. 그 중에도 투자자들이 가장 우러러보는 구루라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이 꼽힐 것이다. 버크셔가 최근 발행한 90억 달러어치의 회사채 공모에 무려 340억 달러가 몰려든 것만 봐도 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알 수 있다.

버핏이 현인으로 불리는 것은 단지 그의 투자 성적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그는 연설이나 강연, 글을 통해 세인들에게 투자와 경영에 대해 많은 교훈을 주곤 한다. 버핏이 최근 버크셔의 주주들에게 보낸 2015년 결산보고 서한에서 투자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을 뽑아봤다.

1. "버크셔의 표준화된 수익력(normalized earning power)이 해마다 커지기를 기대합니다."

버핏은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회계상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대신 표준화된 이익을 중시한다. 회계기준에 의한 이익은 경기변동 등 이런저런 이유로 해마다 큰 폭으로 요동을 친다. 표준화된 이익이란 이런 요인을 조정한 이익을 말한다. 즉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통상 수 개년의 이익을 대상으로 이동평균값을 구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2. "토드 콤즈와 테드 웨슐러를 영입한 것이 근년에 내가 둔 수 중 가장 잘 둔 수입니다."

콤즈와 웨슐러 두 사람은 각자의 헤지펀드를 운영하다 버크셔에 영입된 인물들이다. 웨슐러는 50대 중반이고 콤즈는 45세이다. 항상 자신의 뒤를 이어 버크셔를 이끌 후계자 발굴을 중시하는 버핏은 두 사람에게 버크셔의 자산 중 약 7%(90억 달러) 씩을 맡겨 운영케 하고 있다.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보다 수십 년 젊은 후계자감을 양성해 둬야 나중에 안심하고 경영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3. "나는 비용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고 효율적인 경영자가 운영하는 기업을 사들입니다. 일단 인수하고 나면 우리의 역할은 단순히 그 경영자가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뿐입니다."

버핏은 유능한 경영진을 보유한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물색한다. 유능함을 판정하는데 있어 키워드는 비용절감과 효율성이다. 그는 버크셔의 자회사 중 하나인 게이코(GEICO)의 예를 들어 비용절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게이코의 시장점유율은 1995년 2.5%에서 2015년 11.4%로 높아졌는데 그 비결이 비용면에서의 경쟁력이었다는 것이다.

4. "지난 해 버크셔의 4대 자회사에서 발생한 지분법상 이익은 47억달러입니다. 우리는 이중 실제 배당받은 돈 18억달러만을 버크셔의 이익으로 반영했습니다. 나머지 약 30억 달러는 자회사들의 이익잉여금으로 사내 유보됐습니다. 이 유보이익은 자회사들의 자사주 매입에 쓰이거나 신규사업 자금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결국은 자회사 주식의 가치가 높아져 따라서 궁극적으로 버크셔가 받는 배당금이 늘어나고 미실현 투자 이익이 커질 것입니다."

경영진이 주주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면 이익잉여금도 배당금만큼이나 주주들에게 가치가 있다. 잉여금은 그 기업의 가치를 더 키울 사업에 투자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경영진이 현명하게 투자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경영진이 재투자를 잘할수록 주당이익은 더 빠르게 커질 것이다.

5. "나의 후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청사진을 따름으로써 버크셔의 내재가치를 키울 것입니다.

첫째, 자회사들의 기본 수익력을 부단히 향상 시킬 것

둘째, 자회사들은 손자기업 인수를 통해 수익력을 증대할 것

셋째, 피투자 기업의 성장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

넷째, 버크셔의 주가가 내재적 가치보다 현저히 낮을 경우 자사주를 매입할 것

다섯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큰 기업을 인수할 것 등입니다.

후계자들은 또한 버크셔의 신주발행을 자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것입니다."

여기서의 키워드는 내재가치다. 사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답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어떤 기업이 내재가치가 큰 기업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버핏이 말한 청사진은 바로 내재가치가 큰 기업을 찾아내는 지침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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