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糖)'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아이들이 자주 마시는 어린이음료에도 당이 과도하게 들어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시중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사 40개 제품의 당 함량을 조사한 결과 평균 한 병당 평균 12.7g의 당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설탕이 개당 3g의 당이 포함됐다는 것을 상기하면, 어린이음료 한 병을 다 마실 경우 각설탕 4개 이상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하루 섭취권고량 35g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품 등에 첨가된 당류 하루 섭취량을 '1일 총열량의 10% 이내' 수준으로 권하고 있다. 보건 당국이 권장하는 만 3~5세 하루 섭취 열량이 1400㎉이므로, 이 연령대 아이들의 1일 당류 섭취량은 35g(35g×4㎉=140㎉)을 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조사 제품 중 절반 이상(53%)이 초코파이(12g) 한 개를 먹었을 때보다 당을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콜라'보다도 당 함량이 더 높은 제품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100㎖당 당 함량을 보면 40개 가운데 8개 제품이 콜라(100㎖당 당 11g)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많았다.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월팜의 '자연원 키즈망고'로 100㎖ 한 병에 당류 22g이 포함돼 있었다. 3g짜리 각설탕 7개에 달하는 양으로, 3~5세 기준 아동의 당류 권고량의 63%를 음료 한 병으로 채우는 셈이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내세운 '캐릭터음료'에도 당 함량은 높았다. 혜성음료 '변신자동차 또봇 사과맛'(21g), 퓨어플러스 '터닝메카드 사과맛·밀크맛'(20g) 등 이들 제품들은 타음료보다 아이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은 만큼 아이들이 쉽게 당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회 제공량당 당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CJ헬스케어의 '웰키즈 포도·감귤망고·블루베리'로 100㎖ 한 병당 5g이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조사 결과 '몸에 좋은 무색소, 무첨가' 등을 강조하고 '홍삼, 유산균 등 영양이 풍부하다'고 광고한 음료들에도 천연당뿐 아니라 많은 양의 설탕이 첨가돼 아이들이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 등의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출처=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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