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일주일 만에 불만 폭주.. 시장 반응은 썰렁..

 

[한국정책신문=허정완기자] 지난 1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는 이동통신단말장치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수립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을 시행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현재 이통시장 혼란의 핵심 원인인 지원금이 차별없이 투명하게 지급되어 이통사-제조사들이 지원금이 아닌 품질-서비스-요금 경쟁으로 전환하게 되어 전체적인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부 김주한 통신정책국장은 “법 통과 이 후 이통사, 제조사, 유통망 등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하위규정을 마련하였으며, 차질없는 법 시행을 위해 준비해왔다.”라고 밝히고, “단통법이 시행되면, 규제대상이 기존 이통사에서 제조사, 유통망까지 확대되고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므로 이통시장의 모든 주체들이 법을 준수하여 시장 안정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일반국민들도 이 법이 주는 혜택을 잘 알고 현명한 통신소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행 일주일이 난 현재 시장의 반응은 썰렁하다. 단통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통신요금과 스마트폰 출고가가 인하돼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부터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사나 제조사나 과열 보조금으로 경쟁을 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조금씩 요금ㆍ가격 경쟁과 서비스ㆍ제품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다시금 대두하는 모양새다.

8일 전자ㆍ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것은 시민단체들이지만, 이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등도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고 소비자들도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업계에서는 요금ㆍ출고가 인하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공개한 보조금 고시를 보면 갤럭시 노트4에 8만∼11만원 안팎의 적은 보조금이 실리면서 단통법 시행 이전과 비교할 때, 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 두껑을 열어보니 소비자들은 할인은 커녕 단말기 구입비용만 증가했다.

반대로 이통사들은 보조금을 줄여 1년에 8조 원이 넘던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번에 시행된 단통법은 소비자가 아닌 업체에게 더 유리한 법률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 흘러나오고 있다.

▲ 10월 2일 방송된 썰전에서 이철희 소장이 단통법에 대해 ‘단언컨대 통신사를 위한 법이다’라는 말이 지금 많은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사진: jtbc ‘썰전’ 방송화면 캡쳐)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정부도 법 시행 이후 예상과 다른 시장의 흐름에 당황하는 모양세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단통법 도입 첫날인 지난 1일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올려야 한다"고 발언한 데 이어 7일에는 "해외와 비교할 때 국내 휴대전화 출고가가 높은 편"이라고 지적하는 등 이통사와 제조사를 압박했다.

이어 "그래도 출고가 인하 등이 잘 안 되면 알뜰폰이나 외국 제품을 국내에서 불편 없이 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등 옆에서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며 추가 대책 마련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로서도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가계통신비 인하를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데다, 앞서 밝힌바와 같이, 단통법이 기업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는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정부와 시민단체, 소비자의 시각과 달리 아직 요금 및 출고가 인하에 대한 아무런 반응도 없다. 이통사들은 단통법 시행을 앞둔 지난달 기자간담회 등에서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당장 요금 인하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과 그 효과 등이 검증되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고려함과 동시에 요금을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사들은 이통사보다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에 더 부정적인 분위기다. 출고가를 더 이상 인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통사 3사가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건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2주차를 맞아 일부 최신 기종의 휴대폰에 대한 보조금(지원금)을 소폭 올렸다.

8일 이통사 3사는 해당 홈페이지에 휴대폰 보조금을 일제히 공시했다. 이는 지난 1일 단통법 시행과 함께 처음 휴대폰 보조금을 공시한 후 1주일만에 이뤄진 2차 공시다. 이통3사는 휴대폰 보조금을 한번 공시하면 1주일간 수정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이날 T월드 다이렉트에 주요 휴대폰의 보조금을 올려 공시했다. 그중 갤럭시S5(SM-G900S)는 최상위 요금제인 LTE100 기준으로 지난주 대비 4만7000원 올려 공시했다.

KT는 요금제 지원 체계를 일부 손질하는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늘렸고, LG유플러스의 경우 갤럭시노트4에 대해서 보조금을 11만원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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