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선전을 기다리는 자동차. <제공=현대차>

우리나라 주요 10개 업종의 전망이 어둡게 나왔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자동차와 조선이 심각한 침체 속에 있으며, 선전을 보였던 가전과 IT에 대한 전망도 그리 녹록하지 않게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IT·가전, 정유·유화 업종은 그나마 좋은 편인 '구름조금'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반면 철강, 기계, 섬유·의류, 건설은 '흐림'으로, 그리고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겨울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IT·가전은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의 영향으로, 정유·유화는 적정수준의 저유가가 지속되며 햇살이 들 전망이다.

하지만 글로벌 과잉공급 상태인 철강업종, 전방산업과 동반 어려움을 겪는 기계업종, 과당경쟁의 섬유업종, 주택공급과잉의 건설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자동차업종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좋았으나 해외현지공장 완공과 노조파업 등의 영향으로 수주가뭄이 계속되는 조선과 함께 '비'로 전망됐다. 

IT·가전 업종은 '구름조금'으로 나타났다. 상의에 따르면 그동안 PC 저장장치 시장을 지배해 온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빠르게 대체 중이며, 4분기엔 낸드 반도체 판매량이 50.9% 증가할 전망이다.

정유·유화업종은 유가가 적정수준을 유지하면서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한국기업들이 석탄, 셰일가스보다는 석유에서 에틸렌을 추출하는데 저유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구조가 갖추어졌다는 말이다.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업종은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중 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갈 곳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섬유·의류 업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등 '구름'으로 예보됐다. 업계는 10년전만 해도 5~6달러이던 면니트 셔츠가 지금은 3달러로 반토막났다고 밝혔다.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기계업종도 '구름'이다. 내수는 조선업 구조조정,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전망이 좋지 못하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도 수요부족으로 초과공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방주택의 과잉공급 조짐이 나타나는 건설도 '구름'이다. 구조조정 지역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방 미분양주택은 올해 8월까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0% 늘었다. 해외건설도 저유가 영향의 중동지역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9월까지 46% 감소했다. 

파업, 공장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종은 '비'로 예보됐다.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차질액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공장,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 생산량은 10.5% 감소할 전망이다.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종료돼 4분기 국산차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1.4% 감소할 전망이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 업종 역시 '비'로 전망됐다. 실제로 8월까지 세계 전체의 누적 수주량은 전년대비 68% 감소한 가운데 한국의 수주도 87% 급감했다. 업계는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일감이 바닥날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종명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전체 업종에 걸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교역량이 감소하고 한국산업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며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해 기존의 사업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매우 좋음)-구름조금(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4단계로 표현된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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