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고,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낙관론은 미중 무역갈등이 '조건부 휴전'으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반등할 수 있다는 데 근거를 둔다. 올해 12월부터 내년초까지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비관론은 미중 무역분쟁 재개, 한미 간 금리 격차 심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내년에도 대외 악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시의 상승을 예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단기적인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투자 적기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양측의 공통된 의견은 내년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실적 감소는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고 이로인해 코스피가 2500선을 하회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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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분쟁 '조건부 휴전'은 호재…"증시 상승세 이어질 것"

미중 무역분쟁이 '조건부 휴전'에 들어간 것은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정상회담 겸 업무만찬을 통해 향후 무역협상을 위해 90일 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행위와 지식재산권 방어,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절도행위, 서비스·농업 등과 관련한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했다.

또 중국은 양국간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농업·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는데 동의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이 다소 온건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국내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금리완화)적 발언이 향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있어 속도 조절을 할 경우 다우존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상승할 수 있고 국내 증시도 동반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시장에서는 이번주부터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가 2060~2160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100~2150선, 키움증권은 2050~2230선 등으로 전망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이 단계별 협상의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관세부과의 충격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한 10월 초 수준인 2200대 중반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G20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신화/뉴시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갈등은 이날 회동을 통해 휴전으로 일단 봉합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신화/뉴시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갈등은 이날 회동을 통해 휴전으로 일단 봉합됐다.

◇ 미 연준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재개 등 불확실성도 높아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유럽 정치 불안, 무역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낙관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당장 미중 무역분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통상 마찰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간 교역 감소가 심화된다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또 양국간 무역 마찰이 장기화하면 중국 경제 위축으로 내수 상품수요가 둔화돼 이 역시 내수용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타격으로 돌아올 공산도 적지 않다. 

글로벌 차원에서 봐도 미중 교역 규모 감소는 두 나라에 국한된 문제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세계 교역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로선 힘겨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국내 증시도 기업의 실적과 맞물려 크게 요동을 칠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종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높아 현 상황에서 코스피 상승을 예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여전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내년도 기업이익도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높다"며 "현시점에서는 내년 증시에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안진아 연구원은 "여전히 무역불확실성 지수는 높고 위안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피도 이에 연동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으로 인한 기대감에 위안화가 절상되고 코스피가 상승한다고 해도 일시적 반등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실적 내년 둔화 예상…코스피 2500선 하회 전망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내년도에 둔화될 수 있어 내년도 코스피는 2500선을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519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자동차 등 7개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다. 또 중국과 중남미, 중동 지역 수출은 감소했다.

KB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수출이 월 500억 달러를 상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초부터 11월까지 누적 증가폭은 6.2%로 전년도인 2017년 증가율 15.3%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화학제품, 일반기계 등은 여전히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자동차와 부품,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다른 품목의 수출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며 "수출 증가세는 연말과 내년 연초에도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에도 수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코스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사들이 내년 코스피 전망과 관련해 1850~2530선에서 머무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증권사별로는 ▲SK증권 2010~2530 ▲NH투자증권 1950~2400 ▲메리츠종금증권 1900~2400 ▲하나금융투자 1900~2400 ▲대신증권 1900~2300 ▲KB증권 1900~2370 ▲삼성증권 1950~2360 ▲신한금융투자 1850~2350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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