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증시에는 삼성전자가 어닝쇼크 수준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그 다음날부터 외국인들이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순매수를 하면서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과연 삼성전자 어닝쇼크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해 두 가지 방향의 접근과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삼성전자를 볼 것이 아니라 반도체산업, 무역수지 등 거시적 관점에서 해석이 필요한 재료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7년 11월 3일 주가 고점을 찍고 1년 이상 조정을 받아왔기에 이미 지난 시절의 실적 악화에 주가가 크게 밀릴 상황이 아니다. 삼성전자만을 두고 논의할 주제가 아닌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수출의 21%를 담당하는 반도체산업이 위축될 때 수출 감소, 무역수지 감소, 환율 상승 등 거시적 영향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다는 점이다.

지난주 금요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당장 그 영향이 드러났다. 새해들어 지난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27%나 급감하고 총수출액도 7.5%나 감소한 것이다. 수출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대들보가 휘청이니 수출도 휘청이는 모습이다.

주식투자 입장에서만 본다면 올해 주식투자에서 조심하라는 이유가 구체화되는 증거다.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고, 총수출액도 감소하고 따라서 무역수지 흑자가 급감하거나 적자로 전환할 경우 이는 환율 상승 요인이다. 한국경제가 휘청이니 주식투자의 매력도 떨어지는데 환율까지 상승한다면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탈출할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주가 하락으로 터지고, 환차손으로 터지는데 한국주식이 매력있을 수가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 동향과 외국인 동향에 포커스를 지속적으로 살피며 투자에 나서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는 삼성전자의 수익원 다변화 문제다. 4분기 어닝쇼크에서 진정 봐야할 것은 한 분기에 영업이익이 7조원 날아갈 정도로 변덕이 심한 반도체 분야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수익원 다변화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면 주가의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없겠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두고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원였는데 4분기는 10조원이고… 올 하반기는 회복될 것" 식의 접근은 단견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올해 우리 경제의 짙은 먹구름을 예고하는 것이며, 자신에게는 허약한 수익원 구조를 드러내는 고백이다.

물론 개인투자자에게 꼭 나쁜 뉴스만은 아니다.

주식시장 흐름에서만 본다면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지난 2016년부터 전개된 대형주 중심, 유가증권시장 중심의 장세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말해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반도체의 슈퍼싸이클로 인한 삼성전자의 초강세는 유가증권시장과 대형주 중심의 장세를 낳았고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들의 소외를 야기시켰다.

따라서 향후 장세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박스권 횡보 위에 코스닥시장과 바이오 등 성장주들이 활기를 띠는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쩌면 그 기간은 적어도 1년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이어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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