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출처=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출처=뉴시스]

국내 증권사 리포트 매수 비중이 높아 금융감독원이 개선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규제를 통한 개선이 어려워 시장 논리를 통한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7년 9월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를 도입했다.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차이를 좁혀 증권사 리포트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별다른 실효성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괴리율은 평균가 기준 -21.0%로 제도시행 이전(-21.2%)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의견 리포트 비중은 조사분석보고서 제도개선방안 시행 이후에도 0.1%에 머물렀다. 리포트 1000건당 1건 꼴로 매도 의견을 낸 셈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애널리스트 이직 등으로 종목 커버리지에서 제외시켜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아온 관행이 있었다"며 "회사별로 커버리지 종목을 적어도 분기당 1회 실적 업데이트는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오래 전부터 '매수' 일색 리포트를 내왔지만 고쳐지기 어려운 이유로 증권사들의 수익 중 국내 고객사로부터 얻어지는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리포트 작성 애널리스트들이 회사 상황을 가감없이 담을 경우 관련 기업의 주가 하락은 물론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들을 수 있어 제도를 따르는데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와 실제주가간 괴리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로 리서치센터 인력 부족이 꼽힌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각 애널리스트는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 담당 회사 중 20~30% 정도만 커버할 수 있다"며 "이중 대형주, 기관투자자가 주로 매매하는 종목 등 올라갈 여지가 있는 기업을 다뤄, 목표주가와 괴리율이 발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증권사들이 수익모델이 다양화돼야 목표주가 괴리율도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얻는 수익이 커지지 않는 한 애널리스트가 독립적인 리포트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수익의 일정 부분이 기업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 '을'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익 구조가 기업 쪽으로 치우쳐있는 점이 바뀌지 않고서 목표주가 괴리율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은 규제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시장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라고 지적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