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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신흥국 투자에 불리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29개 신흥국 채권에 들어온 자금은 470억원에 달한다. 수익률은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5.59%에 비해 낮은 1.96%다. 다만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1.42%)은 소폭 웃돌았다.

개별 펀드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UH[채권-재간접형]_A'이 2.44%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W'(2.40%)과 '피델리티연금이머징마켓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C-e'(2.35%),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A'(2.24%) 그리고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월지급이머징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A클래스'(2.24%), AB자산운용 'AB이머징마켓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lassAe'(2.20%) 등도 같은 기간 2% 넘는 수익을 냈다.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신흥국 채권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배럴당 18.48달러(40.70%)나 급등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채권시장 강세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서 비롯했다"면서 "강달러 압력이 둔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통화기조는 선진국 채권시장에 힘을 실어줬으나 이 지역에 대한 경기둔화 우려는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9일(현지 시간) 2019년 4월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발표하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대비 0.2%포인트 내린 3.3%로 제시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특히 선진국의 하향조정이 두드러졌는데 독일, 이탈리아의 하향조정 폭이 각각 0.5%포인트 수준으로 유로존 제조업 경기의 심각성을 나타냈다"며 "미국이 자동차 고관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유로존 주축인 독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기한이 10월 말로 연기된 것도 오랜 기간 유로존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게 됐다.

때문에 시장의 눈은 자연스럽게 신흥국으로 향하고 있다. 신흥국 경기가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신흥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을 웃돌았는데 4월 확인된 3월 지표에서는 이 격차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신흥국과 선진국이 전월 대비 각각 50%, 19% 개선됐다"며 "국가별 지수의 평균값은 신흥국이 2개월 연속 선진국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선 폭이 크지 않지만 달러의 약세 전환 가능성이 일부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여건상 실물 지표의 개선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렵더라도 단기적으로 달러의 약세 전환 가능성은 주목해야 한다. 달러가 약해지면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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