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읽어야 할 100권의 책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투자의 답을 찾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김영사.

(원제-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2015)


제1부 인지혁명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때로 거슬러간다. 여느 생물학이나 역사학에서 그렇듯 인간이 왜 두 발로 걷게 됐고, 그 소용은 무엇이며, 인간의 뇌가 왜 커졌는지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주장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몇 만 년 전의 지구에는 적어도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는 것. 여우, 곰, 돼지가 동시대를 살 듯, 인간 종도 함께 살았으나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라 부른 종이 현재 남아있는 있는 거라고.

이후 인지혁명, 그러니까 언어를 이용하게 되면서 사피엔스가 정보를 전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하고 만들어내며 -부족, 국가, 인권 등- 우리의 역사가 시작됐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인지하고 말하며 전파하는 행위가 곧 공동체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제2부 농업혁명

‘역사상 최대의 사기’. 뛰어난 재능과 만족스럽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수렵채집의 삶을 포기하고, 대신 농부의 삶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저 환상에 불과하다. 아니 오히려 인간의 삶을 덫으로 몰아넣은 계기라고 표현한다.

수렵채집을 버리고 정착을 선택한 결과 얻게 된 것은 노동력 증가와 착취, 나아가 기근과 전염병 등.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지배자와 엘리트들이 역사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힘써 애쓰는 사람들 위에 극소수의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상상의 질서’가 형성되고 이는 지배와 피지배 개념을 순응하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종교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본주의가 ‘상상의 질서’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제3부 인류의 통합

돈, 제국, 종교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것을 관통하는 단어는 ‘통합’이다. 앞에서 언급한 수단을 통해 결국 인류의 통합을 이루게 된다. 앞서 나왔던 ‘상상의 질서’도 인류의 통합을 위한 기초단계인지도 모르겠다.

지배와 피지배의 역사들이 열거되고, 각각의 민족주의적 사상 혹은 종교적 신념 등이 나온다.

“아직 남아있는 인류의 문화적 성취 중 상당한 몫은 제국이 피정복민을 착취한 덕분에 생겨날 수 있었다.”

식민지 시절을 보냈던 우리들에게 이 문장이 얼마나 큰 불편함으로 다가올지... 이스라엘 사람인 유발 하라리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제국주의와 보편 종교를 통해 결국 모든 대륙의 사피엔스는 지금의 지구촌을 만들었고, 작은 문화들이 모여 큰 문화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제4부 과학혁명

인구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1인당 소득이 엄청나게 늘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과학혁명과 자본주의. 특히 자본주의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는 지금, 인간은 소비를 통해 즐거워하고 안도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소비가 푯대가 없는 목적이 돼 버린다.

파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농업혁명이 우리를 빠져나올 수 없는 덫으로 밀어 넣었듯, 현대의 자본주의와 소비지상주의는 환경파괴와 노동력 착취라는 결과를 낳았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게 만들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새로운 차원의 과학들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동시에 이런 행위들이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지(無知)에 대한 인정

역사를 물리학, 화학, 생물학의 연속이라 정의하는 유발 하라리. 이것만 보면 ‘왜 투자자가 이 책을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이 책을 다르게 접근해보자. 우리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었고, 지금의 과학적 성과를 이뤄냈는가. 그것은 ‘무지에 대한 인정’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과학과 수학을 중심으로 한 무지에 대한 인정은 새로운 이론을 창조하려는 욕망으로 이어진다.

무지를 인지하고, 그것을 보완해가며 어느 순간 그것을 이용한 것이 인류의 역사인데, 정작 투자자들은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정립된 믿음과 확신을 더 신뢰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말들이 아직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면, 이 책을 역순으로 읽어보시라. 지금의 성과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무지를 인정하지 않으면 과연 지금의 사회가 형성‧유지 될 수 있었을지. 더 확실하게 느낄 것이다.

“내가 하는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이다” -하워드 막스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예측자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김영롱 MTN 앵커(네이버TV 「롱앵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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