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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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4년 연속 적자가 난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국내 생산거점을 모두 해외로 옮긴다. 사실상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는 것이다.

LG전자는 하이퐁, 평택, 창원 등 생산거점의 생산시설과 인력을 재배치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한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생활가전 분야에서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신가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LG 하이퐁 캠퍼스' 스마트폰 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생산능력 연간 500만대)을 더해 풀라인업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

2014년 준공된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연간 600만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이번 재배치에 따라 연간 생산 능력이 1100만대로 증가되는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올 하반기에 본격 가동한다.

그동안 스마트폰 생산거점이었던 평택 사업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전략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안에 생산라인 이전과 인력 재배치를 마치고 양산성 검증 및 효율성 확보에 주력한다.

LG전자는 평택 생산 인력 750여명을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재배치해 생활가전 물동 증가에 대응한다. H&A사업본부는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신가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춘다.

국내 생산의 전략적 중요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LG전자는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해오던 프렌치 도어, 양문형 등 프리미엄 냉장고 일부 물량을 올해부터 창원에서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창원사업장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이와 같이 결정했다.

LG전자는 기존 평택 사업장에서 창원 사업장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근로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배치되는 직원들에게는 △특별 융자 △전임비 △근무지 이동 휴가 △주말 교통편 제공 등 주택 마련과 거주에 대한 금융 및 편의 특별 지원을 제공한다. LG전자는 세부 지원 계획에 대해 노조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업계는 적자에 허덕이는 스마트폰 사업의 비용 절감을 위해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적자는 3조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적 적자가 3조원이면 통상 사업을 철수하는데 LG전자가 생산 거점을 이동하는 것은 사업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LG전자는 평택 생산 물량을 베트남으로 옮겨 인건비는 물론 장기적으로 신흥시장에서 물류, 세제 등의 이득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인력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는 평택 공장 인력을 창원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했지만 다른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희망퇴직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1만명이 넘었던 스마트폰 사업부 인력을 작년 말 기준 4014명까지 줄이는 사내 인력 조정을 지속해왔다. 올 상반기 신입 사원 공채에서도 스마트폰 사업부는 신규 인력을 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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