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채권, 부동산 투자신탁(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탈)과는 상관없이 글로벌 이벤트에 주가 등락폭이 심화됨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급속하게 위축시키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전날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해 중국이 보복 관세 계획을 발표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강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1%(14.40달러) 상승한 130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와 연동되는 경향을 많이 보이는 코스피도 전날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높아지자 2070선으로 후퇴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03포인트(1.38%) 내린 2079.01에 마감했고 14일 개장 직후에는 2060선까지 떨어졌다.

무역 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도 높아졌고 원·달러 환율도 1200원 선까지 치솟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러시가 이어져 하락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자금도 채권이나 리츠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채권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데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확대될 수록 자금이 더 흘러가는 경향을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주식형을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펀드의 순자산이 늘었으며 지난달 펀드 전체 규모는 605조6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20조9000억원 증가했다.

단기금융·채권형 펀드는 전달대비 각각 9조원, 3조1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실물형 펀드인 부동산·특별자산 펀드의 순자산은 각각 2조7000억원, 2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 및 지분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알파리츠는 경기 판교 크래프톤타워,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등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고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점포에 대한 임대료를 받는다.

두 종목은 코스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8월 5000원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6320원까지 올랐다. 이리츠코크렙도 5000원에서 출발해 5400원까지 올랐다.

금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등이 있다.

금 펀드의 수익률은 금 가격의 하락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중 무역협상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확대될 수록 금 가격 상승으로 각광받을 공산이 크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며 "금과 달러는 안전 자산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록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시장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금은 채권과 함께 주목받는 자산인 만큼 장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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