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울산시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 [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인 회사분할을 의결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노동조합의 점거농성에 따라 주총장을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해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주식 771만4630주의 72.2%(5107만4006주)가 참석했으며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은 참석 주식 수의 99.9%(5101만3145주)가 찬성했다.

회사분할은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다.

현대중공업 특수관계인 지분이 약 34%이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찬성해 안건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도 잇달아 보고서를 내고 기술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 주주가치 제고 등의 이유를 들어 이번 분할계획서 승인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주총에서 분할계획서가 승인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분할 신설회사)으로 나뉜다.

존속법인이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상장법인을 유지하고 신설회사는 비상장법인이 된다.기존 현대중공업 주식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이 바뀌며, 거래 중지 없이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조선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다만, 기업결합이 승인되지 않아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이날 승인된 회사분할은 유효하다.

향후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지원 및 투자, 미래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는 기술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 본사는 서울로 옮기고 신설 현대중공업의 본사는 울산에 두기로 했다.

또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중공업 조영철 부사장(재경본부장 겸 CFO)과 주원호 전무(중앙기술원장)를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두 회사의 분할 등기일은 다음 달 3일이며, 한국조선해양은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권오갑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영석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올리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물적분할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노사 간 신뢰구축에 전력을 기울여 빠른 시일 내에 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고용 안정, 단협 승계 등 임직원과 약속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 사회에도 물적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일부의 오해가 불식될 수 있도록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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