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시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에 넘기면서, 지난해 불발됐던 대우건설의 매각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4일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가 소유한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장외 매수했다.

이번 지분 이동은대우건설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불발됐던 대우건설의 매각을 빠른 시일 내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몇 년째 지지부진한 기업 매각을 성사시기키 위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가 지분을 확보해 매각을 주도하게 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최대주주가 됐고, 이후 경영 정상화 작업을 거쳐 매각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호반건설에 인수되기 직전에 예기치 못했던 해외 사업장 부실문제로 계약이 어그러지면서 산업은행의 기업실사 등 인수합병(M&A) 전문성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업 구조조정에 전문성을 갖춘 KDB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넘겨 받음에 따라 매각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이후 대우건설 지분 문제에 대해 "손해를 봐도 팔 것"이라고 누누이 밝혀왔지만 그럼에도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한 상태다.

또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당초 대우건설이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경협사업도 사실상 백지화된 마당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지분 취득 목적으로 "경영참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매각 실현"이라고 밝혀 회사의 경영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주택 경기 침체와 플랜트 등 해외 수주 전망 악화 속에서 수주고가 지속 감소 중인 데다 이미 희망퇴직이나 유·무급 휴직 신청 등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도 지속 실시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최대주주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어려워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이번 지분 이동은 매각의 속도를 제고한다기보다는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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