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의 경제 보복까지 겹치면서 한국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부진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7월 수출액(통관기준)이 461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 줄었다.
수출 감소는 지난해 12월(-1.2%)을 시작으로 △올해 1월(-6.2%) △2월(-11.3%) △3월(-8.4%) △4월(-2.1%) △5월(-9.7%) △6월(-13.7%)에 이어 7월까지 8개월째 연속이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같은 기간 조업일수를 고려한 1일 평균 수출액도 18억4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수입은 437억달러로 2.7% 줄었지만 무역수지는 24억4000만달러로 9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산업부는 수출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및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 △반도체 업황 부진 및 단가 하락 △국제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석유화학・석유제품 부진을 꼽았다.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일본 수출규제가 7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의 부진이 역력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74억6000만달러로 2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D램 단가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액은 각각 37억6000만달러 31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4%, 10.5% 줄었다.
같은 기간 철강 수출액도 21.7% 감소한 2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생산 확대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단가가 하락한 탓이다.
반면 자동차(21.6%)와 자동차부품(1.9%), 가전(2.2%) 등이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자동차 수출의 경우 201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SUV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새로운 수출동력품목인 바이오헬스(10.1%)와 농수산식품(8.7%), 화장품(0.5%)도 선전했다.
국가별로는 주력 수출 대상국인 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16.3% 줄어들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품목에서 골고루 부진했다. 중남미 지역에 대한 수출도 23.6% 감소했다. 반면 유럽연합(0.3%)과 아세안(0.5%), 독립국가연합(CIS()14.5%) 수출 물량은 증가했다.
7월 수입액은 437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7% 줄었다. 일본으로의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9.4% 감소한 4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보다 64.5%(44억5200만달러) 줄어든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90개월 연속 흑자 기조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할 경우 그간 준비해 온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대응하겠다"며 "조기 물량 확보, 대체 수입처 발굴, 핵심 부품·소재·장비 기술개발 등을 위해 세제·연구개발(R&D) 자금·무역보험 등 범부처 가용수단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