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작년과 반대의 반응

1/30일(목) 오전 10시부터 삼성전자의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 콜이 있었다. 그리고 11시 20분부터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들의 매물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속절없이 밀리며 3.2% 하락 마감했고, 유가증권시장도 1.7%나 하락 마감했다.
 
 이런 뜻밖의 결과를 보고 나니 문득 작년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와 그에 대한 외국인 반응이 떠오른다. 작년과 반대의 현상이 지금 벌어지기 시작했다.

( 1 ) 2019년 1월

작년 1/8일 삼성전자는 2018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당연히 참담한 수준의 어닝쇼크였다. 실적 발표 당일 연기금이 방어에 나서며 결국 1.7% 하락 마감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1/9일부터 외국인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등장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외국인들은 10영업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이 기간 중 순매수 규모가 무려 1,989만주에 달했다.

2019년 1~2월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 매매.
2019년 1~2월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 매매.

 상승의 피로감으로 1/23일 외국인들은 약 215만주 순매도를 기록하며 한풀 꺾이나 싶었는데, 1/24일의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또 외국인들의 왕성한 순매수의 불을 당겼
다.

물론 삼성전자보다 더 참담한 수준의 어닝쇼크였지만 개장 초부터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 순매수가 밀려들면서 24일 하룻 동안에만 무려 487만주의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었다. 이후 2/7일까지 8영업일동안 외국인들의 강력한 2차 매수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2019년초 삼성전자 일봉.
2019년초 삼성전자 일봉.

2019년 초반은 암울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어닝 쇼크 분위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도 어닝 쇼크와 주가 속락으로 최악의 상황이었는데, 외국인들은 오히려 반도체 어닝 쇼크를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며 예상과는 정반대의 주가 흐름이 전개되었다.

( 2 ) 2020년 1월

2020년 1월의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1/30일(목) 오전 10시부터 삼성전자 컨퍼런스 콜이 진행되었고 11시 20분 전후부터 외국인들의 매도가 급속히 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속락하기 시작했다.
 
물론 차이는 있다. 작년 1/8일은 잠정실적 발표였고, 이번 1/30일은 정식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 콜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컨퍼런스 콜 직후부터 외국인 매도가 강하게 쏟아졌다는 점이며, 이는 우리에게 여러 생각을 들게 한다.

삼성전자 1분봉.
삼성전자 1분봉.

외국인 매도의 원인을 반도체 업황에서 찾는다면 이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감각으로 봐야할 것이다.
 
목요일 컨퍼런스 콜 직후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가 쏟아진 이유를, ‘작년과 반대 반응’이라는 점에서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작년의 어닝 쇼크가 오히려 저가 매수의 찬스가 되었다면, 올해의 업황 회복 분위기는 오히려 이익 실현의 찬스가 되는 것이다.

기록적인 D램 가격 폭락 속에서도 작년에 삼성전자는 44%나 상승했다. 그렇다면 업황 회복의 기운이 도는 현 싯점은 그 이익실현의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일봉.
삼성전자 일봉.

현재 D램 가격의 수준은 반도체 수퍼 호황 이전인, 2016년 6월 수준이다. 따라서 지금 D램 가격이 반등을 한다는 이유로 반도체 주가가 상승해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낮다. 주가가 폭등한 후 폭락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황에서 약간 반등 기미가 보인
다고 흥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작년과 정반대의 해석과 대응이 필요하겠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가 오히려 외국인들의 이익실현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오늘(31일, 금요일)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가 있는 날이다.
 
 외국인들이 과연 어떤 태도를 보일 지 흥미로운데, 목요일 삼성전자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또다시 외국인들이 대거 순매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금요일에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매도한다면, 반도체는 중기적 관점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봐야한다. 작년 1월 저점에서 출발해 1년간 진행된 도도한 상승의 고점을 찍고 이제부터 중기 조정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2 ] 금융투자의 연이틀 대규모 순매도

 29일(수) 5,781억이나 순매도하며 시장을 압박했던 금융투자가, 목요일에도 3,450억의 순매도를 보였다. 연이틀 9,231억이나 순매도한 것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직전부터 금융투자의 대규모 매도가 나타나고 있어 매우 신경쓰인다.

< 표 2 > 금융투자 및 투신 동향 (단위 : 억)

 

금융투자

투신

이슈

유가증권

코스닥

유가증권

코스닥

 

1/22

2,417

489

107

143

 

1/23

-3,596

-801

-264

-27

알펜루트, 환매 중단

1/28

1,331

-580

-1,514

-635

 

1/29

-5,781

-25

61

49

 

1/30

-3,450

-415

-491

-98

 

 수요일 순매도가 주춤했던 투신과 사모펀드도 목요일 다시 큰 폭 순매도를 보였다. 사모펀드는 목요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685억, 코스닥시장은 175억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현재 양 시장의 수급의 질은 ‘더 이상 나쁠 수 없을’ 정도로 좋지 않다

SK하이닉스 일봉.
SK하이닉스 일봉.

30여년간 주식시장을 보아왔지만 올 1월처럼 수급이 일방적인 해는 없었던 것 같다.

올 1월 중 기관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날은 22일 단 하루뿐이다. 1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순매수를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31일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는 또다시 ‘외국인들의 반도체 주식 이익실현 기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영향이 여전하고,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따라서 1월의 마지막날에도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며 여전한 방어적 대응이 필요하겠다.

수급이 완전히 안정을 찾은 후 대응한다는 마음으로 한 발 물러서서 관망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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