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과도한 비방은 범법행위"

LG 트루스팀 광고영상 중 트롬 건조기 씽큐 스팀을 소개하는 장면 (사진=LG전자 제공)
LG 트루스팀 광고영상 중 트롬 건조기 씽큐 스팀을 소개하는 장면 (사진=LG전자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위생가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재용)와 LG전자(066570, 각자대표 권봉석·배두용)가 지난해 9월 QLED TV와 OLED TV 기술 공방에 이어 건조기 공방을 벌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시장 성장성이 큰 만큼 국내 건조기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양사의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22일 LG전자는 다양한 생활가전에 적용할 수 있는 살균, 탈취, 주름완화 등에 탁월한 스팀 기술에 대한 새 TV 광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0일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LG 트루스팀-트루스팀으로 소중한 일상을 지키세요’ 라는 제목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가족의 일상이 무엇보다 소중해진 요즘 스팀 살균만큼 안심되는 건 없죠’라는 카피와 함께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등 트루스팀이 적용된 여러 제품을 보여줬다.

특히 17년 동안 축적해 온 스팀 기술력을 바탕으로 ‘LG 트루스팀은 100℃로 제대로 끓여 만드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세균은 물론 냄새까지 제거한다’ 등의 메시지를 통해 스팀살균의 우수성을 알렸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루스팀을 포함해 최근까지 생활가전 분야에서 국내외에 등록한 스팀 특허가 10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스팀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삼성전자의 스팀기술 비방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5일 유튜브 자사 채널에서 ‘이 삼성 그랑데 AI 비긴즈 – 스팀받지마 편’의 건조기 광고를 게재하고 LG전자를 겨냥한듯한 노골적인 메시지를 펼치며 광고했다.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광고 캡쳐)
(사진='[삼성 그랑데 AI] 그랑데 AI 비긴즈 – 스팀받지마 편' 유튜브 광고 캡쳐)

이 영상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삼성전자 세탁기와 건조기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다.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받아, 안 받아?’, ‘열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 안 살아나?’, ‘건조기에 물까지 뿌려대면 꿉꿉한 여름에 어쩌려는지’ 상당히 자극적인 메시지로 건조기에 스팀 기술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LG전자의 ‘트루스팀’ 기술 대신 높은 에너지 효율 비결로 ‘옷감 손상 걱정 없는 60℃의 에어살균+ 기술’을 홍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고온과 스팀만으로 살균이 가능한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살균은 특정 온도 이상이면 박멸 가능하기 때문에 고온의 스팀 기능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처럼 70도 이상의 고온으로 건조하다 보면 오히려 옷감 손상이 일어날 뿐더러 에너지 효율성 면에서도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온도만 돼도 세균 박멸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팀으로 무엇을 더 살균하는지 묻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트루스팀 건조기는 삼성이 말하는 것과 달리 저온제습 방식의 건조는 그대로면서 섬유의 탈취, 주름 완화, 살균 등 스팀의 차별화된 효과가 더해진 차세대 건조기”라고 반박했다. 

또 “삼성이 의류관리기나 북미 등 해외에서 판매하는 전기식·가스식 건조기에는 스팀을 프리미엄 기능으로 넣고 있어 이번 광고는 자기모순이자 자가당착”이라며 “기술력의 차이를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보완하려는 노력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사진=삼성 건조기 미국 홈페이지 캡쳐)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프리미엄 건조기에 스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삼성 건조기의 미국 주요 제품들의 이름 자체가 ‘스팀 살균+ 전기식 건조기(Electric Dryer with Steam Sanitize+)’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은 미국과 유럽에서 옷감의 마모와 주름을 줄여주는 스팀 기능으로 건조기가 호평받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북미 해외 제품은 가스식·히터식 100도 열풍으로 건조하는 제품으로 스팀 기술이 들어가 있지만, 한 단계 더 발전된 저온제습 방식의 건조기에서는 삼성이 스팀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라며 “해외에선 유용한 프리미엄 기능인 스팀이 한국에선 유용하지 않다는 식의 궤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건조기 그랑데 AI는 에너지 소비효율 문제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소비효율에서 2등급을 받은 LG전자와 달리 1등급을 받은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 AI가 에너지 소비효율을 측정하는데 회당 건조시간에 대한 제약이 없다는 점을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건조시간을 늘리더라도 정해진 건조도를 맞추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성능을 낮추고 에너지소비효율을 높였다는 것. 이에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표준코스를 돌리면 건조시간이 길고 건조 효율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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