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위반 피하려 근무시간 조작…2개월 이상 근태자료 회사차원에서 삭제

6일 오전 서울 양재동 SPC본사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SPC근무시간 조작 전수조사 및 공짜노동 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6일 오전 서울 양재동 SPC본사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SPC근무시간 조작 전수조사 및 공짜노동 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SPC그룹 파리바게뜨 소속 직원들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6일 오전 양재동 SPC본사 앞에서 ‘SPC근무시간 조작 전수조사 및 공짜노동 금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SPC그룹의 불법행위에 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불법파견 및 임금체불 논란 이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피비파트너즈를 설립했으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상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그 당시 불법을 자행하던 이들이 피비파트너즈 설립 시 모두 관리자로 들어가며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관리자들은 지속적으로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관리하라는 업무지시를 해 왔다”며 “이에 관리자들이 담당 기사들에게 연장근무를 달지 못하게 하거나 퇴근을 찍고 근무하라는 요구를 하더니 근무시간까지 조작해 왔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피비파트너즈가 2개월 이상의 근태자료를 회사 차원에서 삭제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근무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막아버렸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는 근무시간 조작이라는 불법행위가 관리자 한 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 회사의 지시, 또는 묵인 아래 전국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2018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자회사로의 직고용은 이뤄졌으나 세부 내용은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사회적 합의에서 노조와 가맹점주, 회사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으나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사회적합의 이후에도 적정한 인력채용과 배치가 이뤄지지 않아 현장의 제빵 카페 기사들은 본인들의 휴가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회사가 과도한 생산량을 책정해 놓고 주 52시간 위반을 피하기 위해 근태조작까지 하고 있다는 것.

화섬식품노조는 근무시간 조작과 같은 불법행위들이 현장에서 지속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2017년 불법파견과 임금꺾기 등 불법행위의 당사자이자 책임자들이 여전이 피비파트너즈의 임원과 지역 본부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질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우리 화섬식품노조와 파리바게뜨지회는 근무시간 조작과 같은 중대한 불법행위들이 근본적으로 중단될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다”며 “꼬리 자르기 식 처벌에 그치지 않고 불법행위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SPC그룹과 피비파트너즈에 요구한다”고 전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며칠 전 허영인 회장님이 신년사로 책임경영을 이야기 하던데 이런 불법과 편법을 자행하면서 어떻게 책임경영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며 “2017년 불법파견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어렵게 합의하지 않았냐”고 강조했다.

이어 “허영인 회장님께 최소한의 준법정신을 요구하고 싶다”며 “더 이상 이런 소모적인 논란을 빚고 싶지 않으니 노조에서 요구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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