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 118%···증권업계 평균은 64.7%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제공)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008560, 대표 최희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금액)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매년 1분기 관찰대상 금융회사를 선별해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검사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의미한다. 우발부채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과도할 경우 우발부채 현실화 시 자본적정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6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에 따르면 2020년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총 우발부채는 41조3000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64.7%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말 50%를 하회하던 수준에서 2019년 말 78.1%로 늘어난 뒤 소폭 줄어든 수치다. 

특히 자기자본 4조원을 초과하는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72.3%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17.8%)이었다. 2019년 말 2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2020년 9월 말 기준 약 4조4300억원이다.  

이어 △신한금융투자(117.3%) △하나금융투자(94.5%) △KB증권(84.2%) △한국투자증권(72.8%) △삼성증권(65.7%) 등 순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41.3%)과 미래에셋대우(23.6%)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우발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금융위기 이전 건설사들이 주로 담당하던 부동산 PF 관련 신용보강을 증권사들이 대신하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국내 투자 대상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대체투자 규모를 늘린 점도 영향을 줬다. 

윤재성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부정적인 외부충격이 발생해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될 경우 우발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우발부채 관련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특히 수요 감소 가능성이 높은 지방, 비주거용 부동산과 해외 대체투자 관련 우발부채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부동산 PF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며 빠르게 성장해온 메리츠증권은 우발부채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만큼, 그동안 부동산 PF에 치우쳤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2019년 말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자본력에 비해 과도한 채무보증을 제공하지 않도록 증권사에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했었다. 또 매년 1분기 일정 기준에 따라 관찰대상 금융회사를 선별해 매년 2분기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었다.

이에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검사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나갈지 안 나갈지에 대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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