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CI .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CI . 사진=CJ제일제당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식품업계 ‘맏형’ CJ제일제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고있는 가운데, 햇반을 포함한 등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소비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6조1781억원, 영업이익은 39.6% 늘어난 3851억원을 달성했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5.4% 늘어난 3조6711억원, 영업이익은 55.5% 성장한 3423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식품사업은 2조30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비비고∙햇반 등 주력제품군이 두 자릿 수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온라인 경로 매출이 20% 넘게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개선 및 비용구조 혁신 등으로 수익기반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의 호실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처음으로 넘기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3월에는 2019년 재무구조 안정을 위해 매각했던 영등포 공장부지를 2300억원에 재매입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가격 상승률 상위 10개 제품. 사진=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 매출원가율은 하락, 영업이익은 증가

다만 호실적과 제품가격 인상은 별개로 작용됐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햇반’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6~7%) 인상했다. 이달부터는 햇반 컵반 20여종의 가격을 300원 올렸다. 콩나물해장·미역·황태국밥 등 국밥류는 3900원에서 4200원으로 약 7.7% 올랐으며, 스팸김치·참치마요·철판제육덮밥 등 덮밥류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약 6.7% 인상됐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따라 매년 초에는 식품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쟁점은 가격인상의 이유가 '충분'하냐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이 언급한 인상 이유는 ‘원재료 가격 인상 영향’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사업보고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71.3%에서 67.6%로 하락했고, 영업이익율은 6.3%에서 9.3%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 가운데 매입원가 혹은 제조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매출원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기업의 부담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즉 CJ제일제당의 부담은 감소한 반면,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부담은 커진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발표한 '전년 동기 대비 가격 상승률 상위 10개 제품'에는 CJ제일제당의 4개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백설 콩 100%로 국내에서 만든 콩기름(9.7%), 햇반(6.9%), 고소한 참기름(6.2%), 스팸 클래식(5.5%) 순이다. 

협의회는 "자체적인 조사에 의하면 기업의 제품 인상가격은 기업들이 밝힌 원재료 인상 등의 원인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하고 있었다"며 "기업은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에 비합리적 가격 인상 행동을 멈추고 경제 주체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갖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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