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테스트 도입하려던 GS25, "추가 보완 조치 중"
CU, 리조트 하이브리드 매장서 주류 판매기 운영 시작

GS25에서 테스트 도입 추진 중인 무인 주류자판기. 사진=GS리테일
GS25에서 테스트 도입 추진 중인 무인 주류자판기. 사진=GS리테일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편의점업계에서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이하 주류 자판기) 도입 움직임이 치열하다.

가장 먼저 주류 자판기 도입 소식을 전한 곳은 GS리테일(007070)의 GS25였으나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실제로 가장 먼저 도입한 편의점은 BGF리테일(282330)의 CU가 됐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 6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업체인 페이즈 커뮤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업계 최초로 주류 자판기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본래 주류는 허가 받은 장소에서 '대면 판매'만 가능했지만, 최근 주류 자판기가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면서 무인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대 일정 기간 동안 기존의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GS25와 손잡은 페이즈 커뮤는 지난 5월 성인인증을 통해 주류 판매가 가능한 무인 자판기를 실증할 수 있는 업체로 지정됐다. 

GS25가 도입을 추진 중인 페이즈커뮤의 무인 자판기는 모바일 앱인 PASS를 통해 성인인증을 거친 고객이 발급받은 QR코드를 자판기 스캐너에 인식시킨 후, 주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적용됐다. PASS는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운영중인 본인인증 앱으로, 해당 서비스는 나이 등 신원확인이 필요한 경우 모바일에 저장된 QR코드와 바코드 스캔으로 쉽고 빠르게 신분 확인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GS25는 ▲가맹점 경영주의 인력 운영 효율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첨단 GS25 구축 ▲야간에는 무인 운영을 하는 하이브리드 점포의 주류 판매 확대 등을 목표로 주류 자판기 를 6월 내 테스트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주류 자판기 도입 추진 소식 이후, GS25가 계획대로 테스트 도입을 진행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도입에 앞서 성인인증과 관련해 추가적인 보완 조치를 진행, 기술 고도화를 이뤄낸 이후에 주류 자판기 운영을 시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GS25 관계자는 “시스템 보완 작업을 하면서 무인 주류 자판기의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성인인증을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좀 더 완벽하게 선보이려는 차원”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날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고객이 편의점 업계 최초로&nbsp;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상용화 된&nbsp;주류&nbsp;자판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br>
한 고객이 편의점 업계 최초로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상용화 된 주류 자판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이처럼 GS25의 주류 자판기 도입이 주춤해진 사이, 편의점 CU가 먼저 주류 자판기 상용화 소식을 전했다. GS25입장에서는 ’업계 첫 도입‘이라는 타이틀을 얼떨결에 내어주게된 셈이다. 

CU는 전날 강원도 고성의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업계 최초로 주류 판매기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CU는 또 다른 주류 자판기 실증 특례 업체인 신세계아이앤씨와 이달 주류 자판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세청에도 관련 사업 개시를 위한 신청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CU가 선보이는 주류 자판기의 성인인증도 GS25와 마찬가지로 PASS 앱을 통해 이뤄진다. 

CU는 선제적으로 주류 자판기를 주간에는 유인(有人), 야간엔 무인(無人)으로 병행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 중 호텔, 리조트 입지 등에 선별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편의점은 관련 규제로 인해 무인으로 운영되는 야간 시간대에 주류를 판매할 수 없었기에, 이번 주류 자판기 설치가 이뤄지면서 고객들의 구매 편의를 높이고 점포 효율과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CU 관계자는 “자사는 학교, 사무실, 공장 등 특수 입지에서 현재 총 290여 개의 하이브리드 편의점을 운영 중”이라며 “이번 CU의 주류 자판기 상용화는 정부의 규제 혁신과 기업의 발 빠른 실행을 통해 소비 활성화와 산업의 발전을 실현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주류 판매기의 도입 순서에 여론의 반응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GS25는 주류 판매기 도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에 대한 커뮤니티에서 찬반논란까지 일어 선뜻 시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이다. 

실제로 GS25가 주류 자판기 도입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무인 주류 자판기는 또 다른 범죄에 악용될 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무인 주류 자판기를 설치, 운영한다면 부모 주민등록증 등을 악용한 청소년의 주류 구매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남혐 논란과, 파오차이 표기 등 연이은 악재를 맞이하게 되면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어떠한 여지도 남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