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억원 투자해 설비 도입, 연 2만1000톤 리사이클 페트칩 등 생산 가능
폐페트병으로 칩 형태 소재 생산, 의류용 원사, 투명 페트병 등 고부가가치 제품원료 생산

의류용 원사, 투명 페트병 등의 원료로 쓰이는 리사이클 페트칩(사진=삼양그룹)
의류용 원사, 투명 페트병 등의 원료로 쓰이는 리사이클 페트칩(사진=삼양패키징)

[증권경제신문=손성창 기자] 삼양그룹이 친환경 성장 전략 실현을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대한다.

삼양그룹의 음료 및 패키징 사업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조덕희 대표)은 24일 현재 페트(PET) 플레이크를 생산해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시화공장에 약 430억원을 투자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신규 설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도입하는 설비는 고순도 페트 플레이크(flake)와 리사이클 페트칩(recycled-chip) 생산 설비 2종이다. 신규 설비 도입으로 시화공장은 고순도 페트 플레이크와 리사이클 페트칩 두 종류를 모두 생산하는 재활용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삼양패키징에 따르면 설비 도입이 완료되면 고부가가치 제품의 원료가 되는 리사이클 페트칩을 연간 2만1000톤 생산할 수 있다. 페트 플레이크의 생산량과 품질도 모두 대폭 개선된다.

2023년 말부터 본격적인 설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상업 생산 본격화 후 재활용 사업을 통해 연간 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페트 플레이크는 폐페트 용기를 잘게 분쇄한 형태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부직포, 충전재 등의 단섬유 생산에 쓰인다. 일부 고순도 플레이크는 옷, 신발, 가방 등을 만드는 장섬유 생산이 가능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칩 형태가 더욱 유리하다. 

단섬유는 짧은 섬유로 솜과 같은 형태이며 장섬유는 가늘고 길게 늘인 실 형태의 섬유다. 리사이클 페트칩은 페트 플레이크에 열을 가하고 추가적인 공정을 거쳐 만드는 작은 알갱이 형태의 소재다.

리사이클 페트칩은 페트 플레이크보다 순도가 높다. 정밀한 장섬유로 가공할 수 있어 의류용 원사, 식품 및 화장품용 용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쓰인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과 신규 생산 시설에 투자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ESG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며 “재활용 사업을 통해 연간 4만5000톤의 플라스틱 감축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양패키징은 1995년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시작해 일회용컵, 부직포 충전재, 공업용 바닥재 등과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유색 플레이크를 생산했다.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했으나 설비 노후화로 수익성이 악화돼 2020년부터는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시설 고도화 계획 수립에 주력했다.

아울러 무균충전(아셉틱) 페트 음료와 페트병 등 생활에 꼭 필요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다양한 기술력으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셉틱 충전 방식은 무균환경을 만들어 상온에서 음료를 페트병에 넣기 때문에 고온 살균해야 하는 내열병 대비 약 10그램(g) 가벼워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에 기여한다. 

또한 다양한 무라벨 페트병 생산으로 분리 수거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라벨이 없는 페트병은 분리수거 할 때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폐기물 발생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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