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 국내 독점 계약

한섬이 리퀴드 퍼퓸 바의 한국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020000)이 향수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17일 한섬에 따르면, 한섬은 최근 프랑스 유명 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류드와 향수 편집숍인 리퀴드 퍼퓸 바의 한국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향수 시장으로 첫 발을 뗐다. 

리퀴드 퍼퓸 바는 지난 2013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론칭한 향수 편집숍으로, 소량으로 생산되는 ‘니치 향수(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다. 프랑스 최고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 중 한명인 ‘다비드 프로사드’와 유명 공병(空甁)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 창업해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Le Bon Marché)’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니치 향수 편집숍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한섬은 오는 4월 초 공식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에 리퀴드 퍼퓸 바를 먼저 선보인 뒤, 4월 말부터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에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 내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 오픈도 예정됐다. 

한섬 관계자는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을 정조준한 것은 타임·마인 등 기존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며 “화장품 사업에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향수' 주목한 패션기업 '한섬'···왜?
한섬은 작년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선보이며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에라는 에센스·세럼·크림·클렌징 등 기능성을 강조한 스킨케어·선케어 제품 2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섬이 화장품 사업의 새로운 확장 분야로 주목한 게 ‘향수’이다.

한섬은 향수가 코로나19 사태로 색조 확장의 인기가 줄어든 틈을 타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4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 기준 6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오는 2023년에는 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국내 유통업계의 실적에서도 반영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해 니치향수 브랜드 딥디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의 매출은 각각 44.5%, 36.5%, 36.3% 증가했다. 전체 9개 니치향수 브랜드의 온라인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107.8% 급증했다. 롯데백화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향수 매출이 매년 40%대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한 한섬이 선택한 니치향수가 MZ세대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도 강점이다. 니치향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아’에서 파생된 것으로 최고 조향사들이 최상의 원료를 이용해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향수를 말한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남과 다른 구별된 향수를 원하는 소수의 소비자를 겨냥하는 셈이다. 

이 같은 특징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개성을 중시하고 ‘자신을 위한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패션 기업으로서 향수 시장 진출이 용이한 점도 결정에 힘을 보탰을 것으로 보인다. 향수 사업은 국내에서 해외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기존 사업 구조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또한 패션 기업이 이미 구축하고 있는 탄탄한 유통망과 상당 부분 겹치는 고객층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섬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확대를 통해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섬의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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