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 고양시장은 외교적 결례 불구 해외방문 전격 취소

▲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12일 고양시 통합방위협의회를 개최해 위기 상황과 관련한 실질적 준비태세를 논의했다.<사진=고양시청>

북한의 지속적인 전쟁 위협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장 및 시도의원들이 외유성 해외 출장에 나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강성호 대구 서구청장은 키리졸브훈련이 시작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개인 휴가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휴가 사유로 ‘심신이 피곤해 휴식을 겸한 재충전’이라고 밝혔지만,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국가적 안보 위기 속에 휴가를 떠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 청장은 정확한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주변에서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 일대로 외유를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배진교 인천시 남동구청장도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6박 8일간의 일정으로 호주 및 뉴질랜드로 해외연수를 떠나 지역 언론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선진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 및 보건환경 행정체계 시찰’이 명목이며, 배진교 구청장을 포함해 총 13명의 인원이 5000여 만원의 예산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청년시장ㆍ군수ㆍ구청장회(이하 청목회) 소속 일부 시장, 군수들도 이탈리아로 외유성 연수를 떠날 예정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청목회 해외연수 참가자 명단에는 박우섭 인천광역시 남구청장, 김선교 경기도 양평군수, 이준원 충남 공주시장, 허필홍 강원도 홍천군수, 정현태 경남 남해군수, 민형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이필용 충북 음성군수, 최영호 광주시 남구청장,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오는 24일부터 내달 4일까지 10박 12일간의 일정으로 외유성 연수를 떠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자치단체장들의 이 같은 외유와 함께 봄철을 맞아 지방의원들의 외유도 심각한 상황이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기획ㆍ건설교통ㆍ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과 수행직원 약 60명(추정)이 대규모로 오는 18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지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항만물류 선진정책 벤치마킹, 청렴국가 연수를 통한 청렴시책 발굴, 관광활성화 도모 취지”라고 밝혔지만, 같은 날 같은 국가로 외유성 연수를 떠난다는 점에서 관광성 외유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회도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2개 팀으로 나눠 미국과 스페인으로 연수를 떠났으며, 달성군의회는 11일부터 14일까지 일본에서 연수를 진행 중에 있다. 이에 앞서 1일부터 6일까지는 중구의회가, 1일부터 8일까지는 서구의회가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터키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달서구의회는 오는 21일부터 중국, 캐나다, 베트남, 유럽 등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며 북구의회도 23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 등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동구의회는 25일부터 30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남구의회는 31일부터 내달 7일까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지로 떠난다.

인천지역 기초의회들도 줄줄이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의회는 지난 7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싱가포르 등으로 해외연수를 떠났으며, 동구의회는 오는 17일부터 베트남으로, 연수구의회와 계양구의회도 오는 18일부터 홍콩 등으로 떠날 예정이다. 남구, 서구, 부평구의회 등도 4월 중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해외연수를 통해 보다 나은 행정-입법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연수 일정에 대부분 관광 일정도 포함돼 있어 비난 여론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키리졸브훈련과 동시에 정전협정 폐기까지 선언, 한반도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는 상황이기에 비난의 수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반면, 예정됐던 해외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경우도 있다. 최성 고양시장은 버지니아주 라우든카운티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민생을 챙기기 위해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 최성 시장은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접경지역인 고양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고양시청 관계자도 기자와 통화에서 “라우든카운티에서 두 번이나 초청을 한 것”이라며 “외교 관례상 다소의 결례를 범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최성 시장의 민생우선 의지가 강력해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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