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이선영 기자]

KBS2 ‘노머니 노아트’가 연륜과 트렌드를 대표하는 선후배 작가들의 양보 없는 대결을 그리며 역대급 몰입감을 선사했다.

27일 방송한 KBS2 아트 버라이어티 쇼 ‘노머니 노아트’ 6회는 현재 대한민국 아트 신을 이끌어가고 있는 선후배 작가 특집으로 진행돼, 17년 차 작가 이상원-12년 차 작가 킬드런-6년 차 작가 아방-5년 차 작가 강태구몬이 도전 작가로 출연했다. MC 전현무가 “역대급 라인업”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쟁쟁했던 이날의 작가 4인은 그림만으로도 창작자를 쉽게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선보인 동시에, 라이브 드로잉 쇼를 통해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쳐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먼저 음악을 그림으로 승화하는 킬드런이 개코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강렬한 색의 대조가 인상적인 작품인 ‘In the Mood for Love-봄, 약속의 시간’을 공개했다. 킬드런은 “영화 ‘화양연화’의 OST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이라는 소개를 곁들였다. 아트 큐레이터 개코는 “킬드런은 BTS, 지드래곤, 박재범, 태연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세계적 작가”라며, “다이나믹 듀오와도 컬래버한 적이 있고, 실제로도 킬드런 작가의 작품을 두 점 소유하고 있다”고 덧붙여 구매 욕구를 자극시켰다.

다음으로는 섹시하고 아름다운 생활을 그리는 작가 아방이 김민경과 짝을 이뤄 나와, 인물들의 비정형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 ‘드라이브’를 공개했다. 비뚤어진 표정과 엉뚱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에 전현무는 “자유로운 매력이 돋보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선배들보다 이거 하나는 확실히 내가 낫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아방은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하다”고 패기 넘치게 답했다.

이어 ‘가스비를 내 돈으로 내고 싶은 작가’라는 소개와 함께 강태구몬 작가가 김지민과 함께 등장했다. 캔버스 대신 종이 판자를 주워 작업을 하며 한층 자유로워진 세계를 펼칠 수 있었다는 강태구몬은 SNS와 미디어에서 영감을 받은 ‘인스턴트 이미지’ 장르의 작품 ‘불탄 호랑이’를 공개했다. 이어 강태구몬은 ‘공무원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겠다’는 화가로서의 목표(?)에 대해, “동생과 친척들이 모두 공무원이라 명절에 거실 밖으로 나가지를 못했다. 작품이 하나둘 판매가 되다 보니 이제는 명절에 조금씩 거실에 나가고 있다”고 밝혀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봉태규와 짝을 이뤄 등장한 ‘최고 연차’ 작가 이상원은 시원한 바다를 그대로 옮긴 듯한 작품인 ‘Floating People’을 선보였다. 그는 “여름 바다에서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담았다”고 작품을 소개했고, 봉태규는 “설치, 공공미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전시를 통해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까지 진출한 작가”라며 “작가님의 작품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오늘이 가장 저렴한 날”이라며 소장 가치를 강조했다.

이후 미술 작가 4인은 자신의 작업 방식을 선보이는 시간인 ‘라이브 드로잉 쇼’에 나섰다. 본격적인 쇼가 시작되기 전, 배우 손병호가 무대에 올라 연극 ‘리어왕’의 한 장면을 연기했다. 이어 “절친이 이목을 화백”이라며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손병호는 “예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깜짝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병호가 공개한 이날의 주제는 ‘비극’으로, 작가 4인은 본격적인 라이브 드로잉 쇼가 시작되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작품을 완성해냈다.

색약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색채 없이, 오직 붓 하나로 작품을 완성한 킬드런은 배신과 음해로 비극을 맞는 ‘리어왕’ 속의 인물들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했다. 캔버스에 찍은 물감 덩어리들을 순식간에 사람의 형태로 완성시킨 이상원은 “유채꽃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는 가운데, 배경으로는 우크라이나의 국기 색깔을 나타냈다. 비극적인 전쟁이 끝나고 다시 행복이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의 ‘시그니처 작업’을 보여주기 위해 석고상을 깨트린 후, 파편을 캔버스에 꽂는 파격 퍼포먼스를 선보인 아방은 “비극을 만나면 몸과 마음이 석고상처럼 깨지기 쉽다는 걸 표현했다”며, “그 순간에도 느낄 수 있는 잠깐의 행복들을 찾아보자”고 작품을 설명했다. 작업 도중 옷을 입지 않은 인물화로 인해 ‘누드 논란’을 불러일으킨 강태구몬은 “아트 큐레이터들의 피드백을 받고 급하게 옷을 그린 게 맞다”고 인정해 웃음을 안긴 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게 비극이라고 생각해서, 자화상에 꺾인 붓을 테이프로 붙여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오마주했다”고 밝혔다.

작가들 각자의 비극이 잘 드러난 라이브 드로잉 쇼 직후, 투표를 통해 최종 경매에 오를 작품으로는 이상원의 ‘Floating People’이 선정됐다. 선배의 승리로 끝난 대결에 전현무는 “역시 17년 차의 내공은 무시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매에서는 무시무시한 경매 전쟁이 펼쳐진 끝에, 920만 원에 작품이 최종 낙찰됐다. 경매 후, 이상원은 “상하좌우가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컬렉터 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걸면 된다”고 조언한 뒤, “‘노머니 노아트’를 통해 작가들이 많이 알려지고, 선배들의 길을 함께 걸어줄 후배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는 소감을 건넸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오늘 방송 보고 개안하고 갑니다! 눈이 너무 즐거웠어요”, “선배들은 선배들의 무기를 보여줬고, 후배들 또한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줘서 개성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네요”, “MC 전현무 씨와 아트 큐레이터 개코-봉태규-김민경-김지민 씨의 호흡, 꿀잼이었습니다!”, “태규 씨가 다음 주에는 어떤 변곡점을 찾아낼지 기대됩니다!”, “이상원 작가님의 작품을 보니 진짜 소장 욕구가 샘솟네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예술이 돈이 되는 걸 보여주겠다”는 취지 아래, 국내에서 활동 중인 미술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직접 소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리얼 아트 버라이어티 쇼 KBS2 ‘노머니 노아트’는 매주 목요일 밤 9시 5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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