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적용 첫 성적표
이익 부풀리기 의혹도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보험사들의 첫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손해보험업계에 이어 생명보험업계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삼성생명(032830, 대표 전영묵)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3.4% 급증한 70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교보생명(대표 신창재·편정범)도 1분기 500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58.5%나 늘었다.

다만 한화생명(088350, 대표 여승주)의 경우 순이익 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실적은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가 처음으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IFRS17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 즉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평가해 회계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손익을 인식할 때도 현금흐름에 따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전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자산은 시가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실적을 발표했지만, 올해부터는 IFRS17에 따라 손익을 현금주의 대신 발생주의로 인식하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손해보험업계도 △삼성화재(000810, 대표 홍원학) 6127억원 △DB손해보험(005830, 대표 정종표) 4060억원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 3336억원 △KB손해보험(대표 김기환) 2538억원 등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빅5’ 손보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108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손보사 분기 순이익 합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두고 한편에서는 보험사들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가정을 반영해 이익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15일 컨퍼런스콜에서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무해지보험 해지율과 실손보험 손해율 가정을 부풀리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내놓으면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일부 보험사에 대한 수시검사에 나섰으며, 세부 기준 등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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