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손실 책임지는 사람 없어···금감원 '경영 유의 통보'

수협중앙회 사옥 (사진=연합뉴스)
수협중앙회 사옥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수협중앙회가 해외투자를 통해 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냈지만 정작 아무도 책임지고 있지 않는다는 질타가 나왔다.

25일 국회 농해수위 소속 홍문표 의원이 수협중앙회(회장 노동진)으로부터 제출받은 타임스퀘어 빌딩 투자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4월 수협중앙회는 미국 최대 상업·업무지구인 뉴욕 맨해튼 소재 타임스퀘어 광장 중심부에 있는 호텔 복합 빌딩에 대한 중순위 대출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기간 4년, 목표수익률 6.4%를 기대했던 해당 투자는 채무자의 현금흐름 악화 등 경기침체의 사유로 2021년 1월 26일 선순위 채권자(美기업)에게 헐값 매각됐다.

결국 중순위 채권자로 투자에 참여한 수협중앙회는 내부 검토를 통해 투자 건물의 가치를 1조 4698억으로 평가하기도 했으나 단 한푼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2020년 282억원, 2021년 218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손실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투자를 결정하기 앞서 수협중앙회 리스크관리실은 ‘(투자물건이) 맨하탄 평균 이상의 실적 달성이 가능’ ‘임대차 관리상 문제 없을 것’ ‘이자지급재원 부족 가능성 낮은 수준’ ‘원금 보전 가능’ ‘원리금 상환 능력 및 담보여력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수익 기대에만 부푼 심사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심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된 투자심사소위원회, 투자심사위원회에서는 참석 인원 전원 찬성으로 투자 결정이 의결됐고 2022년 수협은 금감원으로부터 해외 대체투자 심사 업무 과정에서 위험요소를 소홀히 검토했다는 이유로 ‘경영유의’ 통보를 받았다.

이에 홍문표 의원은 “수협은 고객돈 수백억을 해외에 투자하면서도 장밋빛 전망에만 사로잡혀 위험요소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며 “해외대체투자 실패 책임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중앙회는 2017년 이후 현재까지 7건의 해외투자에서 1190억의 손실이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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