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과 시너지···'승자의 저주' 우려도 있어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9일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하림 측에 따르면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부 조건에 대한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1∼6월)까지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로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6조4000억원가량의 인수가를 써내 동원그룹 인수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면서 정량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금조달 계획, 해운업 경험 등 정성평가에서도 더 나은 평가를 받았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앞서 하림 측에서 인수 조건을 두고 여러 요구사항을 내놓으면서 특혜시비도 있었지만, 하림 측은 논란이 됐던 요구사항을 모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산은과 해진공은 향후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림그룹이 HMM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자산이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재계 13위로 14계단 뛰어오르게 된다. 

특히 벌크선 분야 1위 업체인 팬오션과 컨테이너선이 주력인 HMM의 시너지로 머스크, MSC 등 글로벌 1, 2위 해운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춘 초대형 국적선사가 탄생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오고 있다.

HMM의 자산규모는 25조8000억원으로 현금 보유액만 10조원이 넘는다. 반면 하림그룹의 자산 규모는 17조원으로,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매각 전부터 HMM 노조는 하림 인수에 반대 강한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여기에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운임 하락 등으로 해운시장이 침체기를 맞아 당분간 하림그룹 측이 인수 시너지를 얻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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