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닭 교체 가격인상···가맹주들과 '갈등' 지속

송호섭 bhc그룹 대표 (사진=연합뉴스)
송호섭 bhc그룹 대표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이상윤 기자]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종합외식기업 bhc가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주들의 원성을 연이어 사면서 '송호섭'호(號)가 출범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양새다.

앞서 bhc치킨은 지난해 5월 순살 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교체한 바 있다. bhc치킨은 당시 순살 메뉴는 국내산 닭고기 수급이 어려워져 브라질산으로 바꿨다고 밝혔으나 반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브라질산 닭고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85개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하면서 국내산 닭고기가 아닌 브라질산 닭고기를 쓴 메뉴 7개의 가격도 함께 올렸다. 경쟁사들도 일부 메뉴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쓰지만, 작년 하반기 인상에 동참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당시 bhc치킨 관계자는 "앞서 맺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국내산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부자재 비용 상승이 메뉴 가격 인상의 원인 중 하나라면 적어도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꾼 메뉴의 가격은 동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 가격은 국내산 닭고기의 3분의 1 수준에서 반값으로 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는 현재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지난 19일 "국내산 닭고기에 비해 브라질산 냉동육은 매우 싸기 때문에 원재료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가격 인상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bhc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0.1%로 교촌이나 BBQ 등 다른 브랜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bhc는 소비자 뿐 아니라 가맹점주들의 원성도 끊이지 않고 있다.

bhc는 지난 2022년 7월에는 튀김유인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한 번에 61% 올려 점주들과 마찰을 빚었었다. 이와 함께 정당한 사유 없이 점주에 대해 가맹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물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5천만원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당시 공정위는 bhc가 각 가맹점의 배달앱 판매 가격을 일괄 조정하고 유지하도록 강요한 것은 가맹사업법이 금지한 가격 구속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경고조치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단기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에 대해 공정위는 "올해 직권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잇따르고 있는 가맹점주들과의 마찰 속 나온 bhc의 '상생협약' 내용도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는 bhc뿐 아니라 제너시스BBQ, 교촌에프앤비 등 치킨업체 3사를 동반성장지수 신규 평가대상으로 추가했다. 이에 bhc는 '가맹본부·가맹점사업자간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협약서'를 가맹점주들에게 보내 서명을 요청했다.

이렇게 나온 bhc 협약서에는 온라인 e-쿠폰(상품권) 수수료를 모두 가맹점주가 내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이 협약서 명칭이 '상생협약'이 맞냐고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또 이 협약서에는 가맹점주가 소비자 혼선을 줄이기 위해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장을 운영해야 하며 임의로 휴업하거나 운영시간을 단축·연장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만약 휴무나 운영 시간 단축 등을 원하면 bhc 본부와 협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기본계약서 내에 모호하게 정리돼 있던 것을 표준에 맞춰 규정하고 그에 따라 실천해가겠다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bhc그룹는 지난 달 31일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bhc 자율분쟁조정협의회'를 발족했다. bhc 자율분쟁조정협의회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이해관계 대립을 선제적이고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기구다.

이날 송호섭 bhc 대표는 "이번 협약식은 상생경영과 공정거래라는 협의회의 핵심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과거의 틀 속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상생경영과 공정거래를 지속 실천해 업계를 선도하는 외식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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