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처한 심각한 경영상 위기상황 조원태 등 인식 못해"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한진칼(180640, 대표 조원태, 석태수) 최대주주 사모펀드 KCGI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반 조원태 연합을 구성한 이유에 대해 ‘전문 경영진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의 혁신과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6일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은 공동으로 입장을 내고 “KCGI는 지난 1월 31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반도건설과 한진칼 주식 32.06%에 대한 공동보유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동보유 선언은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를 필두로 하는 기존 경영진이 현재 한진그룹이 처한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채 이에 대한 뚜렷한 타개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위기 극복을 위해서 전문 경영진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의 혁신과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KCGI는 “지난 2018년부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및 과도한 부채비율과 비효율적인 경영 문제의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지만 이에 대해 기존 경영진은 2019년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 미봉책으로 ‘한진그룹 중장기 Vision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내놓았으나, 지난 1년간 경영개선에 관한 제대로 된 의지나 노력을 찾아볼 수 없었고 그 결과 2019년 3분기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922.5%에 달하는 등 한진그룹의 부채비율과 경영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진칼의 기존 경영진은 지난 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 선임을 봉쇄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1,6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액결정을 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진칼 측은 주주 목소리를 경시하는 태도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며, 심지어 최근에는 KCGI 등 다수의 주주들을 ‘외부세력’이라고 지칭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하기도 했다”고 했다.

특히 KCGI는 “공동보유 합의 이후 한진그룹의 기존 경영진은 뒤늦게 새로운 경영개선 방안을 내어놓고 주주들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주주들을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 아니라 거추장스러운 ‘외부세력’으로 보는 시각을 견지하는 기존 경영진이 내놓는 방안에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존 경영진이 올해에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또다른 미봉책을 내놓을지 모르겠으나, 진정한 개선의 의지나 노력이 담보되지 않은 채 자신의 지위 보전에 급급한 대책만 내놓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으며, 한진그룹의 주주, 임직원, 고객들을 또다시 기만하는 것에 다름 없다”며 “전문경영인을 필두로 사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기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주주들이 이사들의 경영활동에 대하여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여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의 모습”이라고 했다.

때문에 “특정 대주주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주주의 권리 보장은 주요 선진국들에서 이미 도입한 제도이고,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에 해당한다”고 반 조원태 연합을 구성한 사유를 밝혔다.

말미에 “이번 공동보유 합의는 기업 발전에 대한 비전과 능력도 없이 한진그룹을 특정개인의 사유물과 같이 운영하는 기존 경영체제를 새로운 전문경영체제로 변화시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며 이를 단순히 가족간 분쟁으로 호도하는 일부의 왜곡된 시각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달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와 한진칼 주식 32.06%에 대한 공동보유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특히 당시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합치면, 이른바 반 조원태 연합의 지분율은 32.06%로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6.25%와 함께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함께 한진그룹의 ‘백기사’인 델타항공(1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 지분을 더하면 지분은 총 33.45%로 팽팽하게 맞서며 경영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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