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부회장 "父 생각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 받는 것 필요"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전 사장(왼쪽),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오른쪽) / (사진=뉴시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전 사장(왼쪽),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오른쪽) /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최근 큰 누나가 제기했던 성년후견 심판 절차에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차남 vs 3남매' 구도로 본격화된 모양새다.

25일 한국타이어(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일가의 장남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조현식 부회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당초 장녀 조희경 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일종인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아버님의 건강상태를 두고 이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가슴 아프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 부회장 측은 "현재 회장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으로 조현식 부회장 역시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해 조현식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할 것이고 다시 한 번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표이사이자 집안의 장남으로서 가족 간의 문제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주 및 임직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 차남인 조현범 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본인의 지분 23.59%를 매각 형태로 넘겨 조 전 사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31%에 이어 부친의 지분까지 합산해 42.9%를 보유한 그룹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일단 당초 조 전 사장은 자신의 형이자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함께 동등하게 주식을 갖고 있었으나 조양래 회장의 지분 양도로 인해 사실상 차남이 장남보다 그룹 내 지분율 우위를 선점하게 됐다. 특히 이에 대해 조양래 회장은 "약 15년간 (차남이)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뒀다"는 이유로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장녀 조희경 씨가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일종인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고, 이날 장남이 가세하면서 '차남 vs 3남매'의 경영권 분쟁 구도로 이른 바 '형제의 난'이 재점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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