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연속 적자 KTRN 사…부실 정리여부 주목

지난 2018년 5월 13일 KT 르완다 LTE 전국망 구축 완료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5월 13일 KT 르완다 LTE 전국망 구축 완료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KT의 르완다 해외법인 KTRN의 적자가 매해 누적되면서 업계 일부에선 KT가 르완다 현지 통신사에 KTRN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아프리카 르완다 합작법인 'KTRN(KT KT Rwanda Networks Ltd.)'은 지난 2013년 설립 이후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약 1905억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2018년부터 자산이 부채가 상회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존속위기에 처한 KTRN에 대한 매각설과 청산설이 제기됐다.

KTRN은 2013년 말 이석채 전 KT 대표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KT 지분 51%, 르완다 정부가 지분 49%를 갖고 설립한 네트워크 구축 합작 법인이다. 

KT는 르완다 정부로부터 25년에 걸친 LTE(4G) 네트워크 도매 독점 사업권과 175MHz에 달하는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 받고, 2014년 11월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상용서비스 제공을 시작한지 3년 6개월 만에 지난 2018년 5월 아프리카 최초로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르완다는 2018년 기준 약 1200만명의 인구 중 860만명의 이통통신 가입자를 보유했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115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KTRN은 설립 이후 적자가 났지만 KT는 투자를 지속했다. 현지 통신사들과 LTE 망을 연동해 망 도매대가 사업으로 LTE 가입자가 확산돼 2019년부터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적자폭은 줄어들지 않았다. KTRN의 순손실은 △2013년 말 9억4300만원 △2014년 말 189억8400만원 △2015년 말 287억2100만원 △2016년 말 314억5500만원 △2017년 말 227억6200만원 △2018년 말 292억3800만원 △2019년 말 316억6200만원 △2020년 3분기 말 누적 267억26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사업 개시 이후 8년 연속 적자다.

LTE 전국 망이 구축됨에도 KTRN의 지속된 실적 부진은 현지인들의 LTE 전환이 예상 대비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외 통신은 오히려 KT의 독점 사업권이 르완다의 LTE 보급률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에서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르완다는 농업인구가 총인구의 약 80%를 차지하고 GDP 중 농업비중이 33.2%를 이루고 있는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이다. 

KT 관계자는 "적자는 감가상각비, 환차손 등이 장부에 기재돼 있으나 실제 경영성과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TRN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며 청산을 검토하거나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2007년 르완다에서 와이브로 구축을 시작으로 2008년 국가 백본망, 2010년 전국 광케이블망, 2011년 통신망 관리·컨설팅, 2012년 KISA와 함께 200억원 규모의 정보보안 사업 등 다양한 ICT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했다. 이후 KT는 2013년 르완다개발청(RDB)과 함께 1500억원을 투자해 아프리카 최초의 해외법인인 르완다법인(KTRN)을 설립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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