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The미식 장인라면. 사진=하림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하림(136480)이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겨냥하며 출시한 'The미식 장인라면'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모양새다. 한 봉지에 국내 최고가인 2200원의 가격을 내걸고 차별화를 꾀했지만 오히려 비싼 가격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림의 장인라면은 지난 10월 시장에 선보여지며, 출시 3개월이 지났지만 라면 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의 주된 반응이 "맛은 있지만 해당 가격으로는 사 먹을 이유가 없는 라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시장 안착을 위해선 소비자의 입소문과 기존 구매자의 재구매율이 중요한데, 장인라면은 호기심에 사 먹은 소비자들도 재구매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림 내부 인사에도 변화가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장인라면 출시를 이끈 윤석춘 하림 대표는 지난달 31일 돌연 사임 소식을 전했다. 윤 대표이사는 지난 장인라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시중 라면과 비교를 거부한다"며 "내년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낸 인물이다. 

이러한 윤 대표의 사임에 대해 하림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장인라면에 대한 초기 실적 부진과 관계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림에서 대표 직의 갑작스런 사임이 이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장인라면이 하림 계열사 엔에스쇼핑 글라이드 라면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림 장인라면이 엔에스쇼핑 쇼핑 서비스 플랫폼인 글라이드의 '육수의 내공 칼칼라면'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나온 배경은 두 제품이 내세우는 강점, 표기된 원재료 성분, 생산 공장, 스프의 형태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먼저 장인 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인 진짜 국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칼칼라면 또한 사골, 설도살, 닭가슴살 등 신선한 자연 식재료를 사용해 20시간 우려낸 육수와 일반 라면에 비해 낮은 나트륨 함량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했다. 

한 소비자는 "두 제품의 맛과 원재료 등 대부분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격은 크게 다르다. 1봉에 2200원인 장인라면에 비해 글라이드는 1봉에 950원 꼴이다"며 "두 제품 중에서 더 비싼 장인라면을 고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 하림은 두 라면이 엄연히 다른 제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장인라면의 실패를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한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프리미엄 라면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판촉 행사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할인 판매를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로서는 맛이 보장되면서 할인 판매도 이뤄지는 '익숙한 라면'을 선택하는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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