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에 인분 및 벽지 욕설 흔적

A씨가 올린 사전점검일 사진 (사진=보배드림 캡처)
A씨가 올린 사전점검일 사진 (사진=보배드림 캡처)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세종시의 한 신축(오피스텔·아파트) 대규모 단지가 사전점검을 진행했는데,사전점검이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 및 하자에 입주예정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세종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다녀왔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세종시 신축 아파트 '리첸시아 파밀리에'에 사전점검 후 하자 모음 사진"이라며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세종시 산울동 행정중심복합도시 일대에 위치한 대단지다. 아파트 1350세대, 오피스텔 217세대 등 총 1567세대로 이뤄졌다. 오는 31일부터 입주가 예정됐다. 금호건설·신동아건설이 시공했고, 금호건설·신동아건설·HMG파트너스가 시행했다.

이곳은 금호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리첸시아가 세종시 최초로 적용된 단지로,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190대 1을 기록했다.

A씨는 "당초 지난 12월 15일부터 사전점검이 예정됐으나 금호건설과 신동아 소장들이 좀 더 완성된 모습으로 사전점검에 임하고 싶다고 해 5일 연기된 것"이라며 "연기한 의도와 다르게 기대는 무너졌다"고 전했다.

A씨가 올린 사전점검일 사진 (사진=보배드림 캡처)
A씨가 올린 사전점검일 사진 (사진=보배드림 캡처)

당시 사진에 보면 천장 작업은 완료되지 않았고, 벽면 타일 마감도 미흡했다. 복도에는 건축 자재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마루에는 큼지막한 균열이 났다. 심지어 누군가 벽 한 쪽에는 누군가 벽지를 긁어 욕설을 적어놓은 듯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 화장실 하수구에 인분이 방치됐고, 변기에도 변을 가득 본 흔적이 있었다. A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 몰랐다"며 "이 외에도 여기는 공정 중 화재 발생을 은폐했고, 일부 동은 아예 시공조차 되지 않았다. 도면과 다른 시공 등 수많은 문제로 인해 입주 자체가 가능한가 의문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소는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올라왔다. 부동산 앱인 '호갱노노'에서도 오피스텔 입주예정자로 보이는 B씨가 "사전점검을 다녀왔는데 상태가 심각하다. 복도에 자재가 쌓여 있고 실내에도 자재가 쌓여 있었다"며 "바닥 내장재도 안 돼 있고 콘센트나 스위치가 안됐다. 그냥 공사현장이다"라고 토로했다.

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도 민원이 올라왔다. 30대 여성이자 두 아이의 엄마라는 C씨는 지난 7일 "3년하고 몇 개월 전 살기 좋은 세종에 180대 1이라는 경쟁률에 신혼특공으로 청약이 당첨돼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저희 부부는 어제 경남 사천에서 세종까지 어린아이 둘 데리고 사전점검을 하러 올라왔다"며 "전등을 켜는 스위치조차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는데 그 상태로 사전점검을 하는 게 가능하겠나"고 황당함을 전했다. 이들 부부가 찾은 하자는 99건이었다.

이어 "분양가만 4억원이다. 대한민국 30대 젊은 부부로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세종에서의 삶, 그리고 전셋집에서 벗어나 우리집이 생긴다는 기대에 맞벌이면서도 해외여행 한 번 안가고 잘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모은 돈과 땀과 피였다"며 시의원들에게 현장 방문을 호소했다.

시공사 금호건설은 "미흡한 부분은 하루빨리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하자는 일부 세대에서 나온 것이고 문제가 없는 곳도 많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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