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성희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5명 중 4명은 '참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연합뉴스TV캡쳐>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5명 중 4명은 '참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희롱은 남성보다 여성,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의 피해 경험이 더 많았다.

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성희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 500명 가운데 78.4%(392명)가 성희롱 피해에 대처하지 않고 '참고 넘어갔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성희롱 행위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개인적 처리(6.8%) ▲상급자 또는 동료와 면담(4.7%) ▲사내기구를 통한 공식적인 처리(0.6%) ▲외부 기관을 통한 처리(0.3%) 등의 순으로 소수에 불과했다.

문제는 성희롱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에 있다.

성희롱 피해자 중 '참고 넘어갔다'고 답한 78.4%(392명) 중 응답자(복수응답) 48.7%는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답변도 48.2%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업무 및 인사고과 등의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돼서(16.2%) ▲소문이나 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15.4%)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13.9%)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6.0%) 등의 답변도 있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49.6%가 우리사회에서 성희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반면 자신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3.2%만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은 언론 등을 통해 자주 접하는 반면 직장 내 성희롱은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성희롱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부재와 함께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 성희롱 피해…남성<여성, 관리직<일반직, 정규직<비정규직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1.8%)보다 여성(9.6%), 관리직(4.6%)보다 일반직원(6.9%), 정규직(6.2%)보다 비정규직(8.4%)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피해를 입은 응답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해자의 직급을 조사한 결과 상급자(39.8%)가 가장 많았으며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88.0%)이었다.

연령별 성희롱 피해는 20대가 7.7%로 가장 많았고 30대(7.5%), 40대(4.3%), 50대 이상(2.7%) 순이었다. 

장소는 주로 회식장소(44.6%)와 직장 안(42.9%)에서 발생했다. 여성은 회식장소(46.7%)를, 남성은 직장 안(50.3%)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성희롱 피해 내용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9%),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3.0%),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2.5%) 등의 순이었다.

성희롱 피해에 대처한 응답자(69명)의 54.4%는 처리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가해자로부터 적절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51.0%)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성희롱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징계'(46.0%) 조치를 가장 많이 원했다. '당사자 간 해결' (42.8%), '물리적 공간분리'(26.4%)등이 뒤따랐다.

성희롱 방지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성희롱이 1회 이상 발생한 기관은 전체 조사기관의 4.2%이며 공공기관이 4.1%, 민간사업체가 4.3%였다. 공공기관이 민간사업체보다 성희롱 고충처리기구(95.5%)와 사건처리 규정(94.3%) 등을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부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희롱 방지 및 사건처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보급하겠다"며 "공공기관 내 성희롱 발생 모니터링을 통해 기관차원의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하고 이행상황도 점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 1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전국 공공기관 400곳과 민간사업체 1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정부에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성희롱 관련 통계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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