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학생건강검사제도가 2005년 이후 10년여 만에 대폭 개선된다. <출처=pixabay>

정부가 '신체검사'라 불리던 초·중·고교 학생건강검사제도를 2005년 이후 10년만에 대폭 손질한다. 초등학생 혈액형 검사와 색각검사, B형 간염항원검사가 삭제될 전망이다. 

11일 문진수 서울대병원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한 연구팀이 한국교육개발원의 용역을 받아 내놓은 '학생건강검사 항목 개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질병 발생 양상이 성인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이를 반영해 건강검사 항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51년 처음 제정된 학생건강검사제도는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돼 왔다. 이번 개선 작업은 2005년 개정된 이후 10여년만이다.

보고서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외국의 학생건강검진제도를 살피고 현행 학생건강검사 항목의 유용성을 평가, 비만학생이 증가하고 있고 비만학생 중 혈액검사 이상자 비율이 높아 사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외국에서 초등생으로 대상으로 혈액형 검사를 하는 곳이 없으며 의료기관에서 수혈 전에 검사를 이중으로 철저히 하는 만큼 개인이 사전에 혈액형을 알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급감했다"며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혈액형 검사는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혈액형은 학생들의 극히 개인적인 정보로 학교에서 수집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 등 관련 민원도 많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레르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순환기, 비뇨기, 소화기, 신경계통 검사를 하는 기관능력 항목은 유병률이 낮고 연도간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B형간염 양성률 역시 2009년 0.43%에서 줄어들기 시작해 2012년 이후에는 0.1%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색각 검사, B형 간염항원검사를 학생건강검사 항목에서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초등학교 4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에서 하는 색각 검사(색맹 검사)는 색각 이상은 형질일 뿐 질환이 아니며 치료 방법도 없다는 점을 삭제 이유로 꼽았다. 또 색맹검사 관련해서 학생들간 위화감만 조성한다는 민원이 수차례 제기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양성률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B형 간염 역시 검사항목 삭제를 제안했다. 또 근골격계 검사는 척추 형태 이상(척추측만증)으로 한정하고, 비만도는 현재 상대체중과 체질량 지수로 병행 판정하는 것에서 체질량 지수로 일원화할 것을 권장했다.

대신 비만으로 판정된 초등학생과 과체중 이상으로 나타난 중·고등학생에게는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검사를 추가하고 소아대사증후군 상담을 위해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계산값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또 복부비만 측정을 위해 허리둘레 측정 추가도 건의했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N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