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영업이익 대비 브랜드 사용료 수준 높아···수익성 악화 요인"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한화그룹의 브랜드 사용료를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까지 적자에 허덕였던 한화생명(088350, 대표 여승주)과 한화손해보험(000370, 대표 강성수)이 어려운 경영상황 속에서도 브랜드 사용료란 명목으로 수백억원 돈을 ㈜한화에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같은 지출이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한화손보에 브랜드 사용료 계약 업무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했다. 

한화손보를 비롯한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들은 브랜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금감원도 계열사들이 내는 사용료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화손보가 부담하고 있는 브랜드 사용료가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에 사용요율을 곱한 금액을 한화에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은 투자영업수익과 영업외수익 등 한화 브랜드 사용에 따른 경제적 효용과는 인과관계가 낮은 수익이 포함돼 있고, 브랜드 사용료와는 별도로 매출액에 비례해 그룹 공동 광고비용을 추가 부담하고 있어 비금융계열사 대비 회사의 부담 수준이 높은 편이다. 

특히 한화손보의 영업이익 대비 브랜드 사용료 수준이 예상치를 초과하고 있어, 현 수준의 브랜드 사용료 지급은 회사의 추가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평판 악화 및 이에 따른 추가적인 영업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화손보는 올해 초 경영관리대상 회사로 지정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9년 영업손실 940억원, 당기순손실 69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브랜드 사용료는 오히려 증가해 올해 한화손보가 낸 브랜드 사용료는 무려 221억원에 달한다. 앞서 한화손보는 브랜드 사용료로 2018년 185억원, 2019년 206억원을 지출한 바 있다. 

한화그룹 주력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이미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19년 12월 브랜드 사용에 따른 효익 분석 및 브랜드 수수료 산정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미흡하다며 한화생명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총 1498억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한화에 지급했다. 2015년 하반기 142억원으로 시작해 2016년 330억원, 2017년 483억원, 2018년 54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9년 영업손실 139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9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금감원은 “향후에는 브랜드 사용요율 산정에 사용되는 회사 재무적 사업계획 등의 기초자료는 이사회 안건 부의 등을 통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확정하고, 브랜드 사용에 따른 편익 분석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브랜드 사용료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 관련 업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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