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이익공유제'로 전국 500여개 대리점에 협력 이익금 지급
지난 2019년 매일유업 비방 사건도 공식 사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표 '새로운 남양유업' 첫 걸음

남양유업 본사. 사진=최은지 기자 
남양유업 본사. 사진=최은지 기자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한앤컴퍼니'표 남양유업(003920)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달 매일유업에 대한 비방 댓글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리점과의 상생 행보를 통해 추락한 기업 이미지 재구축에 나섰다. 

6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도입한 '협력이익공유제'를 통해 총 2억500여만원의 협력 이익금을 전국 500여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지급했다. 

협력이익공유제란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사전 약정에 따라 나누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남양유업은 농협 납품 시 발생하는 순 영업이익의 5%에 해당하는 이익을 납품 대리점에 분배하기로 한다. 

남양유업은 향후 5년간 해당 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 이러한 상생 정책을 보완, 발전시키겠다"라며 "대리점과 고객들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남양유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남양유업은 약 2년 만에 경쟁사인 매일유업 비방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과문을 통해 "2019년 매일유업 유기농 제품과 그 생산 목장을 대상으로 홍보대행사를 이용하여 인터넷 맘 카페, 포탈 게시판 등에서 근거 없는 온라인 댓글 비방행위를 한 데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 근거없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드린 데 대해 소비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잘못된 행위로 심려를 끼쳐드린 매일유업과 매일유업 임직원, 목장주, 대리점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썼다. 

해당 사건은 남양유업이 지난 2019년 부산의 한 홍보대행사와 계약하고 육아 전문 인터넷 카페 등에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제품을 비방하는 댓글을 게시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및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다.

당시에도 남양유업은 사과문을 통해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오히려 이는 변명하는 태도로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이처럼 남양유업이 전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 5월 경영권이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일가에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사건,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장남의 횡령 의혹 등 홍 전 회장 일가와 관련 논란이 연이어 발생,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하락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를 계기로 큰 경영위기에 빠져, 결국 지난 5월 말 홍 전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보유하고 있는 남양유업 지분 전량(53.08%)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매각 소식이 알려진 직후, 한앤컴퍼니는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히며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조심스럽게 '사명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다. 당초 남양유업이 소비자 불매운동이 진행된 이후, 로고를 최대한 작게 처리하는 등 상표를 가려왔고 계열사 브랜드인 건강한 사람들, 백미당 등에도 남양유업 사명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홍 전 회장 일가의 흔적을 지우고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또한 '남양'이라는 사명에는 오너 일가의 본관인 '남양 홍씨'의 상징이 담겨 있기에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명 변경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10분 기준 남양유업의 주가는 7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홍 전 회장 일가의 지분 매각이 알려진 5월 27일 종가(43만9000원) 대비 약 64% 급증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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