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가든 레스토랑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사진=농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라면’ 회사 농심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하는 ‘비건 레스토랑’ 론칭에 나선다. 친환경·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트렌드를 따라 비건 브랜드 확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의지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자사 대체육 브랜드의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내년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할 예정이다. 베지가든 레스토랑에서는 농심의 비건 브랜드인 베지가든과 전문 셰프와 함께 개발한 메뉴가 선보여질 방침이다. 

농심의 비건 브랜드 사업은 올해 1월 본격화됐다.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하면서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이 탄생했다. 

메인은 대체육이다. 농심만이 보유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구현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베지가든은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치즈 등 30여종 제품으로 구성돼 국내 비건 브랜드 중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농심은 이러한 다양한 제품군을 적극 활용해,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개의 메뉴를 레스토랑을 통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시그니처 메뉴는 ▲치즈 퐁듀 플래터 ▲리가토니 라구 ▲가지 라자냐 ▲멕시칸 타코 랩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등 5종이다.

농심 관계자는 "기존 개인이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은 식재료의 수급과 신메뉴 개발의 한계점이 있었지만 베지가든 레스토랑은 원재료부터 요리까지 모두 농심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메뉴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라면 회사의 비건 레스토랑 도전, 이유가 있을까
농심이 밝힌 비건 레스토랑 도전 이유는 친환경·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비건 푸드는 동물복지에 위해되지 않고, 육류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채식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올해 2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때때로 채식을 하는 간헐적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도 증가하며 올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5% 성장한 1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업계에서도 비건 식품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2400억원에서 올해 6조1900억원으로 커졌으며, 2023년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인구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비윤리적 사육과 도축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는 등 육류 소비 방식에 대한 변화가 이뤄지는 추세"라며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ESG 등 사회 전반적으로 친환경 소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복합적인 요인이 동시 적용돼 비건 식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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