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과 IBK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라임 펀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판매를 중단했던 시기에 오히려 판매를 시작하며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7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 동안 ‘라임레포플러스 9M’ 펀드를 판매했다. 이 펀드는 환매가 중단된 ‘라임플루토-FI D-1호’를 60% 가량 편입한 펀드다. 해당 펀드의 총 판매금액은 60억원 정도로, 아직 환매가 이뤄지지 않은 펀드 잔액은 37억여원이다. 

기업은행은 구체적인 판매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지난 2019년 6월 말~7월 초 해당 펀드를 총 600억원 가량 판매했고, 현재 잔액 규모는 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펀드 판매규모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문제는 펀드를 판매한 시기에 있다.

이 두 은행이 펀드를 판매한 시기는 시중은행들이 펀드 부실을 인지하고 판매를 중단한지 3개월이나 지난 시점이다.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3월께 이미 해당 펀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곧바로 4월 초부터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NH농협은행, 하나은행도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시중은행보다 보수적 성향이 짙은 국책은행에서 이 같은 상품 판매를 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과 함께 정체성 논란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판매를 중단한지 3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문제가 된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라며 “국내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으로서 정체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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