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평가' 역대 최하점…입막음 조건 동료는 '진급 비리' 의혹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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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매장 내 갑질 고객에 대한 고소절차를 진행 중인 스타벅스 직원이 사건 이후 2차·3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스타벅스 직원 A씨는 사건 후 역량 평가에서 입사 이래 역대 최저점을 받고, 당시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힘든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회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스타벅스 파트너 A씨의 현재 상황을 알리는 글이 올라오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발생한 고객 갑질 폭행 사건으로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A씨는 먼저 현재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상황을 알렸다.

또 당시 충격으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회사 측에서 심리 전문가 상담을 제안했으나 회사가 추천하는 상담을 신뢰할 수 없어 사비로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저는 이미 2차, 3차 가해를 당하고 있으며 전혀 (본사의)보호를 받고 있지 않다”며 “믿어 달라는 본사의 말은 결국 말 뿐이었다”고 말했다. 상담치료 제공 및 불이익 처분금지는 산업안전보건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노동자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

상담치료의 경우 본사 측에서 제안한 것을 A씨가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불이익 처분금지의 경우 역량 평가에서 입사 이래 최저점을 받았기 때문에 충분히 부당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해당 매장에는 사건을 지켜본 다른 고객이 ‘직원이 멱살을 잡히고 폭행을 당하는데도 막지 않고 묵인한 악랄한 점장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는 불만글(voc)이 접수된 바 있다.

고객의 불만글이 접수되고 나서야 점장의 사과를 들었다는 A씨는 사과에서 진심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받은 역량 평가지에서 그는 생전 처음 받아보는 낮은 점수를 확인했다.

일반적인 타 회사와 달리 스타벅스는 진급 문제에 있어 상급자에게 100% 권한이 있다. 역량 평가 역시 100% 점장이 주며, 이로 인해 매장 내 점장의 권한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중론이다.

A씨는 “사건 당일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인 진술을 하고 있고 모든 증거를 제출했지만 회사는 내 의견은 단 한 번도 경청해 주지 않았다”며 “내 억울함은 도대체 어디에 호소해야 들어 주는 것이냐”고 말했다.

사건 이후 자살 충동까지 느끼고 있다는 그는 고객에게 받은 충격 외에도 파트너를 전혀 보호하지 않는 매장 책임자들과 스타벅스 본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몸과 마음이 다친 파트너를 회사에서 보호해 주지 않는데 도대체 뭘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일 해왔나 싶다”라며 “나는 파트너에 포함이 안 되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고 호소했다.

스타벅스 측은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인 만큼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본사는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해 돕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자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매장 내 증인이 되어줄 동료 파트너들을 점장과 지역매니저가 진급 조건으로 회유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는 조건으로 진급 제안을 받았다는 것.

A씨 한 측근은 “유일한 증인이라 할 수 있는 A씨와 동시간대 근무했던 파트너 B씨는 A씨와 연락이 두절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슈퍼바이저로 진급했으며, A씨에게 점장을 두둔하는 문자를 보내던 슈퍼바이저 C씨는 부점장 시험 응시 기회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을 접한 스타벅스 직원은 게시판 댓글을 통해 “요즘시대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이겠지만 스타벅스 진급 시스템에서는 너무도 쉬운 일”이라며 “일반회사 시스템과는 전혀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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